[이번주 증시 전망] "美 CPI·어닝 발표 앞두고 짙은 관망세…경기 무관한 종목 주목"

파월 의장 매파 발언 여파…베어마켓 랠리 종료
이번주 ECB 기준금리 결정 미국 베이지북 주목
추석 앞두고 코스피 2400~2500 지지력 테스트
추세적 증시 상승 이끌만 한 재료 당분간 부재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구조적 성장주 경기방어주 관심

뉴욕증권거래소. 사진=연합뉴스

지난주 증시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매파 발언으로 인해 상승 동력을 잃으며 코스피가 2400선 초반까지 밀렸다. 사실상 베어마켓 랠리가 끝나고 역실적 장세의 초입에 돌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음 주 증시는 9월13일(현지 시간)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21일(현지 시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 이후 3분기 프리 어닝 시즌(실적을 발표하는 어닝 시즌 직전의 기간)을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2360~2460으로 제시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2일 전 거래일 대비 6.20포인트(0.26%) 하락한 2409.41에 마감했다. 지난 26일(2481.03)과 비교하면 한 주 사이 71.62포인트(2.97%) 하락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잭슨홀 회의에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 이후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번주에도 연준은 정책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분명한 물가 상승률 둔화세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매파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주식 시장은 상단이 제한된 박스권 장세가 될 것이란 게 대다수 증권사의 분석이다.


다음 주 코스피는 2400선 지지력 테스트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7일엔 유로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가 발표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존 0.6%(전분기 대비)에서 0.3%으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며 다시금 유로존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돼 유로화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소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8일 밤에는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예정돼 있다. 물가부담 증폭으로 이번 회의에서 50bp, 또는 75bp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동기 대비 9.1%로 기존 역대 최고치인 지난 7월의 8.9%를 뛰어넘었다. 이 연구원은 "이제 긴축강도를 높이기 시작하는 ECB 기조 강화로 유로화 강세를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다"며 "결국 에너지 위기, 경기 우려로 인한 유로화 약세 대 긴축 강도 확대로 인한 강세 압력이 공존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8일 나오는 연준 베이지북(경기 동향 보고서)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미국 경기에 대한 평가가 담기는데 경기 침체 수준을 어느 정도로 점치느냐에 따라 주식 시장이 영향받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7월 베이지북에서 반복된 표현은 '대부분 지역에서 수요 둔화 조짐 확대. 5개 지역은 경기 침체 우려 확대'였다. 이번 베이지북 내용에서 수요 둔화 및 침체 우려 지역들의 추가적인 확대가 나타날 경우 경기 경착륙 가능성을 높여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코스피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2400포인트에서 2500포인트 사이 단기 박스권을 오갈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8일은 쿼드러플 위칭데이로 외국인 및 기관의 현선물 수급 변동성도 증시 하방압력을 높일 수 있는 변수로 판단한다"며 매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주식시장은 베어마켓 랠리 마무리 후 역실적 장세로 진입하는 초입 국면으로 판단한다"며 "연휴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큰 시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2360~2460으로 제시했다.


일부 반등시도가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연구원은 "분위기 반전이라기보다는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 유입 속에 환율 등락에 따른 반등세가 있으리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추세적 증시 상승을 이끌 재료는 당분간 부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이익 전망치가 바닥에 도달하고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질 때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며 "또 증시가 추세적 상승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확장적으로 전환돼야 하나, 10년물 기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2%를 웃돌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이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경기와 무관한 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을 주로 추천했다. 김 연구원은 "구조적 성장주, 정책 수혜주, 경기방어주 중심의 방어적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전력을 권고한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와 과학법 발효 관련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분야에서 기회를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고 말했다. 관심 업종으로는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자동화·인공지능, 엔터테인먼트, 편의점, 제약, 통신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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