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창] 위험자산 비중 축소할 시점

◆마르코 윌너 NNIP 투자전략부문 대표

마르코 빌너르 NNIP 투자전략 부문 대표

7월에는 모든 자산군들의 성과가 꽤 좋았다. 주식·국채·회사채 등이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경기가 둔화되고 기업 실적도 저조한 상황에서 다소 이례적인 성과였다. 실제로 지난 한 달간 발표된 여러 중요한 거시경제 지표는 모두 부정적이었다. 이에 자산별·지역별 투자 의견을 간단히 정리하고자 한다.


먼저 글로벌 주식에 대해 ‘비중 축소’ 의견을 유지한다. 성장·인플레이션·정책 등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겠으나 투자 의견을 긍정적으로 바꿀 정도는 못 된다. 시장은 실적 하향 사이클로 접어들면서 두 번째 조정기를 맞고 있다. 추가 하락에 대비한 신중한 태도를 갖고서 위험자산 보유 비중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견해도 이와 마찬가지다.


지역별로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대해 ‘비중 축소’ 의견을 갖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 가격 상승에 매우 민감할 뿐 아니라 미국보다 세계경제 성장과의 상관성도 더 크다. 유로존에 경기 침체가 찾아온다는 것을 전제로 시장을 예측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해 과도한 긴축의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정책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금리 인상 수혜주에 대해서도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실채권 비율이 다시 증가할 수 있는 금융주의 비중도 줄였다. 대신 성장주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로 채권수익률이 완만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전통적인 성장주 섹터에 긍정적일 수 있다. 정보기술(IT)주는 우량주 테마로 접근하는 경우에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미국과 독일의 장기국채에 대해서는 ‘점진적 비중 축소’ 의견을 유지한다. 높은 인플레이션과 긴축 통화정책의 영향으로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7월 채권금리 하락은 비이성적 과열이 낳은 결과였다고 판단된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정책 금리를 중립 수준 이상으로 올리려는 논의가 진행됨에 따라 단기채 금리의 상승 여력은 더 커졌다고 볼 수 있다. 동시에 경제 전망이 밝지 못하므로 장기채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차익 실현과 위험 관리 차원에서 회사채 보유 비중은 대폭 낮추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중앙은행이 매파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데다 경제 전망마저 어두워 신용 스프레드가 더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어도 유로존 회사채는 적절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다고 평가한다.


신흥국 채권과 관련해서는 중국의 10년물 국채에 대한 보유 비중을 낮추기로 결정했다. 최근 중국 채권금리 하락은 매매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크게 저조했지만 다른 펀더멘털 지표들은 중국 경제가 회복세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고 중국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관한 필요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자산시장의 전반적인 반등은 ‘베어마켓 랠리’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매우 신중했던 투자자 심리가 일정 부분 정상화되기 시작한 것이 반등을 이끈 주요 원인이었다. 톱다운 퀀트분석 결과는 점차 위험자산 비중을 대폭 줄여야 한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의 자산 배분은 신중함이 곧 미덕이다. 투자등급채권, 하이일드채권, 주식, 그리고 부동산 등 모두에 대해 ‘비중 축소’ 의견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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