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위력을 가진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한반도를 지나갈 것으로 예보되면서 울산지역 주요 기업체들이 오전 휴무에 들어가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6일 오전 휴무를 실시한다고 5일 결정했다. 기존 오전 8시 출근에서 오후 1시로 출근 시간이 미뤄지며, 퇴근은 오후 5시로 평소와 같다.
같은 그룹사인 현대미포조선도 근무시간을 함께 조정했다. 조선업 중견기업인 세진중공업 아예 6일 하루 쉬기로 했다.
태풍 힌남노는 6일 오전 6시 남해안에 상륙할 전망이다. 이들 조선업체는 주요 작업 자체가 바다와 맞닿은 독(dock·선박 제조를 위한 부두)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태풍 시 안전사고 위험이 큰 곳이다.
현대중공업은 ‘전사 태풍 비상대책위원회’ 운영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은 선박 9척을 일찌감치 서해로 피항시킨데 이어, 방파제 인근과 도크 게이트, 안벽 등 월파 및 강풍 위험지역은 출입을 금지하고 차수벽을 설치했으며, 블록·대형엔진 등을 안전지역로 이동시켰다. 전도 위험이 있는 선박 블록 및 크레인 등 구조물에 대해서도 고정?결박 조치를 하고, 공장 출입구에는 차수막과 방수포, 모래주머니 등으로 침수에 대비하고 있다.
권오갑 HD현대 회장은 5일 현대중공업을 찾아 직접 태풍상황실과 현장을 둘러보며 대비 상황을 점검했다.
권오갑 회장은 “무엇보다 인명 피해가 없도록 작은 부분까지 철저하게 점검하고 대비해달라”고 당부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도 오전 출근조 근무 시작 시각을 기존 오전 6시 45분에서 오전 11시 30분으로 늦췄다. 또 식당 근무자 안전을 위해 구내식당 점심 제공을 하지 않기로 했다. 오후 근무조는 평소처럼 정상 출근한다.
이에 앞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은 생산차 등 5000여 대를 안전지대로 이동시켰다. 또 배수 취약 지역을 확인하고, 각 공장 정전에 대비해 각종 전기설비 점검을 벌였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오전에 쉬기로 하면서 부품을 실시간 납품하는 협력업체의 근무시간도 잇따라 조정되고 있다.
석유화학업체도 근무 시간과 방식을 조정했다. 에쓰오일은 주간 근무자 출근 시각을 기존 오전 8시 30분에서 오전 10시 30분으로 2시간 연기했다. SK이노베이션 울산콤플렉스는 공정 가동을 위한 필수 인력은 정상 출근하되, 지원 업무를 맡는 사무직 등은 오전에 재택근무한다.
석유화학업체는 지난 1일부터 원유선과 제품 운반선 등 입항을 금지했다. 해외에서 선박이 울산으로 오는 중에 태풍과 맞닥뜨리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밖에 하루 24시간 공정이 계속되는 장치산업 특성에 따라 단시간 정전에도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는 석유화학업종 각 사업장은 정전 방지를 위한 만반의 준비도 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6일 오전 0시 40분부터 야간 6시간과 오전 6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주간 5시간 동안 강관 및 경량화 제품 제조 작업을 중단한다.
한편, 울산시는 5일 오전 9시를 기해 비상3단계 근무에 들어갔다. 태풍 취약지역에 대한 사전점검을 벌이고 있으며, 강변 주차장과 하천 산책로 등을 통제했다. 울산시교육청은 6일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특수학교 등 지역 모든 학교에 대해 전면 휴업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