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만드는 게 놀이 같아요.”
싱어송라이터의 색깔이 짙어지고 있는 가수 김재환의 자신감 있는 한 마디다. 음악에 대한 성찰은 깊어지고, 솔로 가수로서의 정체성은 점점 더 확고해지고 있다.
5일 서울 강남구 일지아트홀에서 김재환의 다섯 번째 미니앨범 ‘엠티 드림(Empty Dream)’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열렸다.
김재환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직접 프로듀싱한 앨범 미니 4집 ‘더 레터(THE LETTER)’를 발표하며 더 넓어진 음악적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이후 9개월간 공백기를 가진 그는 가수가 되고자 했던 어릴 적 꿈을 이룬 현재에 대해 고민하고, 자신만의 색이 담긴 새로운 꿈으로 채우는 데 집중했다.
‘엠티 드림’은 이전 앨범과 마찬가지로 김재환이 전곡 작사·작곡에 참여한 앨범이다. 독보적인 색이지만 표현방식에 따라 밝고 따뜻할 수도, 차갑고 우울함을 느낄 수도 있는 색인 ‘블루(Blue)’를 키 컬러로 이용해 자신만의 색이 담긴 새로운 꿈들로 물들여가는 과정을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타이틀곡 ‘그 시절 우리는’은 이별 후 함께했던 시간들을 추억하며 짙어지는 그리움을 김재환만의 감성으로 풀어낸 곡이다. 강렬한 기타 사운드에 몽환적인 신디사이저 사운드가 더해진 미디엄 R&B 팝 장르로 서정성을 더했다. 김재환은 “방 안에서 기타로 만들어 놓은 곡이다. 타이틀로 실리게 돼 감사하다”며 “음악적인 시도를 많이 해봤다. 록적인 요소와 트렌디한 힙합 기반의 드럼 사운드를 더해서 곡을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뮤직비디오는 밴드 사운드에 스탠드 마이크를 두고 차분하게 이어간 무대와 정반대 분위기. 그는 “뮤직비디오에 댄스, 밴드와 함께 해봤다. 그 과정이 정말 재밌었다”며 “팬들도 그렇고 대중들이 여러 가지 요소들을 재밌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음악 방송에서는 밴드 버전으로 한 주 하고, 댄스 버전으로 한 주 선보일 예정이다. 사실 밴드가 편하다. 춤출 때 숨이 차기 때문에 힘들지만 다양한 무대를 할 수 있는 것이 내 강점이다”라고 말했다.
“내가 직접 만든 곡들이 나올 때마다 설렌다”고 강조한 김재환은 자신만의 색깔을 그려내는 데 힘쓰고 있다. 그는 “이전 앨범은 전곡이 발라드였다면, 이번에는 아이돌 김재환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타이틀곡에서는 이미지도 그렇지만 음악적인 것에서도 내가 잘 표현할 수 있는 걸 생각해야 했기에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인디 록이 아닌, 힙합 요소도 넣어 트렌디함이 있는 아이돌 김재환을 버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 시절 우리는’을 처음 작사·작곡할 때부터 춤을 출 생각을 한 것은 아니라고. 그는 “오히려 기타를 안 들고 힙합 아티스트처럼 제스처만 취하면서 끝까지 가져가려고 했는데, 팬들이 내가 춤추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비트와 잘 어울릴 것 같기도 해서 중간중간 섞어 봤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영상에서 봤는데 외국 아티스트가 춤을 추다가 일렉 기타 솔로를 하다가 스케이트보드를 타더라. 그 모습이 정말 멋있어 보였다”며 “나도 춤을 추고 일렉 기타를 보여주는 등 내가 갖고 있는 모습을 발산하고 싶었다”고 다재다능한 모습을 짚었다.
싱어송라이터로 거듭나려는 이유는 정체성 고민에서 비롯됐다. 가수를 꿈꾸며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아이돌 그룹 워너원으로 활동했던 그는 솔로 가수로 제2의 챕터를 이어나가고 있다. 김재환은 “가수가 되기 전에는 가수가 되는 것이 간절한 꿈이었는데, 가수가 되고 나니까 어떤 꿈을 꿔야 할지 모르겠더라”며 “어느 순간부터 워너원이 끝나고 솔로 가수를 시작할 때 곡 쓰는 걸 잘 하고 싶었다. 음악을 하면서 공허함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노래만 하는 가수보다는 곡을 쓰면서 싱어송라이터로서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공감될 수 있는 곡을 쓰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빈자리를 송라이팅으로 채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작곡가들을 찾아가 배우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게 일상이 됐다”며 “지금은 집 안에 있을 때 기타를 잡는 시간이 없으면 정말 허전하다. 일상처럼 음악을 대하다 보니 곡이 많이 나오더라”고 달라진 모습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이번 앨범에 그런 의미가 담겨있는데. 파란색이 점점 짙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빈자리를 파랗게 물들이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믿고 듣는 김재환’이라는 수식어를 갖는 건 아직도 꿈이다. 그는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아직 부족한 것 같아 열심히 하겠다”며 “앞으로 듣고 싶은 수식어는 '김나박이'(대한민국 남자 보컬리스트 김범수, 나얼, 박효신, 이수)의 '김'을 이어받고 싶다”고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성적에 대한 기대감은 많이 내려놨다고. 그는 “내 색깔을 만들어 가는 과정 중 하나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성적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못했다”며 “가을에는 발라드가 잘될 수도 있다는 말도 있는데 그런 곡을 싱글로 하고, 앨범은 내가 하고 싶은 걸로 해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여러 가지 재밌는 건 다 하고 싶다”고 무궁무진한 꿈을 내비쳤다.
한편 김재환의 ‘엠티 드림’은 이날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