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ESG펀드 수익률 선방했지만 신규설정·자금유입 주춤

[서스틴베스트 2022년 상반기 ESG펀드 동향 보고서]
ESG펀드 손실 -19%로 코스피(-22%) 대비 선방
채권형펀드도 -1.11% 손실로 KIS지수(-6.3%) 웃돌아
친환경 중소형주 펀드의 약진으로 수익률 선방해
상반기 ESG펀드 11개 늘어 성장세는 둔화 추세
2836억 원 자금 순유출되며 순자산 10% ↓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로 상반기 국내 주식·채권 시장이 모두 약세를 보인 가운데 ESG펀드는 시장 손실 대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기간 ESG 펀드에서는 2836억 원의 자금이 유출돼 순자산이 전반기 대비 10% 이상 쪼그라들었다.


6일 ESG 전문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상반기 국내 ESG 펀드 동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ESG 펀드는 투자설명서 상 투자 전략에 환경(E)·사회(S)·지배구조(G) 및 지속가능경영 관점을 고려하는 펀드를 의미한다.


ESG펀드의 올 상반기 평균 수익률은 -19.07%로 좋지 않았다. 다만 코스피 지수가 상반기 22%의 손실을 내고 코스피200 지수도 22.57%의 손실을 낸 것과 비교해서는 선방했다. 채권형 펀드를 살펴봐도 ESG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을 KIS종합채권지수(-6.27%) 대비 5.16%포인트 높은 -1.11%를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ESG펀드 중에서도 친환경 기술 관련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환경 테마 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액티브 ESG펀드 중에서는 가치주 비중이 높은 펀드들이 비교적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ESG 펀드의 개수는 전반기보다 11개 늘어난 127개로 집계됐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2021년 하반기 26개의 펀드가 추가됐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는 둔화됐다. 국내 ESG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전반기 대비 10.8% 감소한 7조 548억 원으로 집계됐다. 주가 하락의 여파가 컸고 자금 순유출도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 ESG펀드에서는 약 2836억 원이 순유출됐는데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영향으로 국내채권형 펀드에서 유출세가 두드러졌다는 설명이다. 주식형 ESG 펀드에서도 자금 유입 기조가 꺾여 22억 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가 급등 영향으로 무기, 화석연료 등 ESG 투자에서 배제되거나 비중이 축소되는 산업의 매력이 높아지면서 자금 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국내 ESG 투자 전략별로 살펴봤을 때 ESG 테마투자(Thematic) 전략과 주주관여 (Engagement) 전략을 사용하는 ESG 펀드로 순유입세가 이어졌다. 특히 친환경 테마가 더 세분화되는 양상을 보였고, 재무성과와 ESG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ESG 통합(Integration) 전략에 스크리닝(Screening) 전략을 결합하는 펀드도 증가했다. 국내 ESG 펀드 시장이 커지면서 투자전략도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보고서는 일부 부정적인 현상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ESG펀드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봤다. 모닝스타(Morningstar)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ESG 펀드 순자산은 2조 4,650억 달러로 전반기 대비 11.2% 감소했지만 전체 펀드 순자산 감소율(19.3%)에 비교하면 폭이 적었다. 자금흐름은 1분기 966억 달러, 2분기 326억 달러가 글로벌 ESG 펀드로 각각 순유입되며 자금 유입세가 지속되었다.


보고서는 또 지난해부터 유럽과 미국에서 ESG 펀드 ‘그린워싱’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는 가운데, 파리협정 연계 벤치마크(PAB)와 기후 전환 벤치마크(CTB) 등 해외 펀드 시장에서 부상하는 기후 벤치마크와 이를 추종하는 펀드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파리협약 목표와 투자 활동을 일치시키려는 기관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므로 향후 기후 벤치마크 추종 펀드의 상품의 출시와 투자 수요가 계속 늘어나리라는 관측이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ESG 펀드의 공시 투명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고 ESG 투자전략이 점차 고도화되는 등 ESG 펀드 시장의 성숙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초 우크라이나 전쟁이 변곡점이 되면서 ESG 회의론이 제기됐지만 ESG 투자의 장기적 성격과 이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ESG 펀드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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