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트러스 '1호 정책'은 가계 에너지 요금 동결

7일 '가계 에너지 대책' 발표
내달 80% 인상 예상 상한선
내년 1월까지 313만원 유지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5일(현지 시간) 런던 보수당 사무실에 들어서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리즈 트러스 신임 총리가 이끌게 될 영국 정부가 ‘가스 대란’으로 급등하는 가계 에너지 요금을 내년 1월까지 동결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고물가로 인한 가계의 부담을 덜기 위해 당장 다음 달에 80%나 치솟을 것으로 전망되는 에너지 요금 인상률을 현 수준에서 묶어두겠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러스 총리가 취임 바로 다음 날인 7일 ‘1호 정책’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가계 에너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에너지 당국인 오프젬(Ofgem)에 따르면 현재 1971파운드(약 313만 원)인 가계 에너지(전기·가스 합산) 요금 상한선은 다음 달 3549파운드로 80%나 뛸 것으로 예상됐다.







트러스 총리 측은 에너지 요금 동결에 따른 비용이 총 900억 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고용 유지를 위해 마련한 지원금 700억 파운드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5%인 1000억 파운드에 달할 수 있다는 추산도 제시됐다. 로이터는 “영국 정부가 차입금으로 에너지 요금 동결 비용을 부담하고 최장 15년에 걸쳐 세금으로 이를 회수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트러스 총리가 취임하자마자 에너지 요금부터 손을 보려는 것은 러시아가 유럽행 가스 공급을 차단한 여파로 영국 에너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시장 조사 업체 콘월인사이트는 영국 에너지 요금 상한선이 내년 1분기 4649파운드, 같은 해 2분기에는 5341파운드로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트러스는 이날 보수당 경선에서 선출된 직후 연설을 통해 “가계 에너지 요금 문제를 해결하는 한편 에너지 공급과 관련된 장기적인 문제도 다루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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