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2차 발사와 달 탐사 궤도선 다누리호 프로젝트 기여 연구진들에 이례적으로 42억여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고 밝혔지만 뒷말이 무성하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일각에서는 일회성을 넘어 우주항공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젊은 연구진을 중심에 놓은 보다 근본적인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내년도 항우연 예산안에는 ‘특별 포상금’ 항목으로 총 42억 4000만원 규모의 포상금이 편성돼 있다. 이는 누리호 발사 기여자 320명과 다누리호 발사 참여자 130명에게 지급될 예정이다.
하지만 포상금 편성보다 현재 항공우주 산업계가 맞닥뜨린 인력난을 해결하는데 무게를 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항공우주 분야에 신규 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젊은층 연구진들의 연봉을 높이는 등 보다 근본적인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5개 국가과학기술연구회(연구회) 산하 출연연 중 항우연의 신입사원 초봉은 3825만원 수준으로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산하 25개 출연연 중 21~22위 수준이다. 한 항우연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는 성과 치하도 중요하지만 향후 결실을 이어가기 위해 젊은 연구진들에 대한 투자가 더 시급한 문제다”고 말했다.
항우연은 처우 개선을 위한 그간의 논의 과정에서 ‘인건비 총액 상한선’을 높여 달라고 줄곧 요청해왔다. 현재 구조에서는 연구과제 등을 수주해 인건비를 충분히 확보해도 인건비 상한 자체가 낮아 초과분을 개별 연구원들의 처우 개선에 활용할 수 없다. 상한만 조정해주면 추가 예산을 편성할 필요 없이 처우를 개선할 수 있게 된다. 젊은 연구원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 온 항우연은 인건비 총액 상한으로 확보한 추가 예산을 만 40~45세 미만 연구진들의 연봉 인상에 보태는데 대체로 의견을 모아왔다. 항우연 노조 측은 추석 이후 성명문 발표해 인건비 상한 조정과 더불어 근본적인 처우 개선 방안을 요구할 방침이다.
특별 포상금 지급을 결정한 기획재정부는 “연구 성과를 인정한다는 취지를 볼 때 인건비를 올리는 것보다 포상금 지급이 적절한 방향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결정 이면에는 출연연간 형평성 문제도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누리호와 다누리호로 항우연이 전국민적 조명을 받았지만 다른 출연연을 제쳐두고 항우연만 상한을 인상하기에는 부담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려와 달리 여타 출연연으로 구성된 연구회도 이번 국면에서 항우연의 인건비 상한 인상을 적극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구회는 항우연을 포함 정부 출연연 전반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한 관계자는 “출연연간의 보이지 않는 견제가 없다곤 할 수 없지만 이번 성과가 처우 개선으로 이어진다면 다른 출연연도 이를 선례 삼아 동기부여의 계기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