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반가울 수가. ‘공조2: 인터내셔날’이 켜켜이 쌓은 디테일로 속편의 우려를 싹 지웠다. 캐릭터간 케미는 풍부해지고, 코미디는 강해지고, 액션 스케일은 커졌다.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이 진화한 시리즈의 좋은 예다.

‘공조2: 인터내셔날’(감독 이석훈, 이하 ‘공조2’)는 북한 형사 철령(현빈)이 남한으로 숨어든 글로벌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새로운 공조 수사에 투입되고, 남한 형사 진태(유해진)가 광수대 복귀를 위해 철령의 파트너를 자청하며 시작된다. 여기에 미국 FBI 소속 잭(다니엘 헤니)까지 합류해 범죄 조직 리더인 명준(진선규)을 잡기 위한 삼각 공조를 펼친다. 한편 오랜만에 재회한 진태의 처제 민영(임윤아)은 나 홀로 철령과 잭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만들고 고뇌에 빠진다.

작품은 지난 2017년 781만명 관객을 동원한 1편의 후속작이다. 1편의 김성훈 감독에 이어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 ‘히말라야’ 등을 연출한 이석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 감독은 1편의 전사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새로움을 가미하는 영리한 방법을 취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코미디 비중이 훨씬 커졌다는 것. 1편이 액션 영화에 코미디가 감초같이 있었다면, 2편은 코미디 영화에 액션이 화룡점정으로 쓰였다.

캐릭터의 진화도 눈여겨볼 만하다. 코미디에 집중하면서 1편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던 민영의 분량이 늘어났다. 진태의 집 안에서 잠깐씩 얼굴을 비추며 소소한 웃음을 줬던 민영은 공조 수사 조력까지 한다. 꾸미기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민영의 특기가 빛을 발하는 순간은 또 다른 재미다. 철없는 백수였던 민영이 얼굴만 믿고 엉터리 메이크업으로 뷰티 유튜버 활동을 하는 모습은 웃음을 무장해제시킨다.

한껏 무게감 있던 철령도 변했다. 아내의 죽음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올랐던 1편에 비해, 세월이 지나 많은 것을 내려놓고 가벼워진 모습이다. 오랜만에 만난 진태를 보고 농담도 할 줄도 알고 얼굴에 미소를 띠는 일이 많아졌다.

새로운 인물도 제대로 활용했다. 잭이 등장하며 철령과 민영의 러브라인이 강화됐다. 비록 자뻑 심한 민영의 일방적인 진도지만 철령도 조금씩 신경 쓰기 시작한다. 무뚝뚝하던 철령은 진태의 가족들이 잭에게 관심이 쏠리며 자신이 후순위로 몰리자 귀여운 질투를 하기도 한다. 여기에 철령과 잭의 신경전, 두 사람과 진태의 서로 의심의 의심을 거듭하는 삼각 공조는 긴장감을 더한다.

빌런 명준 역의 진선규 캐스팅 역시 탁월하다. 그는 앞서 영화 ‘범죄도시’에서 조선족 출신 폭력배 성락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는데, 명준에게서 성락의 잔상은 찾아 볼 수 없다. 자칫 겹쳐 보일 수 있는 빌런 캐릭터에 차별점을 두기 위해 일부러 장발 설정을 하고 차분하고 묵직한 카리스마로 살을 붙였다.

1편의 강점이었던 인물들 간의 케미는 더 진해졌다. 그럴수록 웃음 포인트는 더 많아졌다. 위험한 공조 프로젝트를 함께하게 된 진태와 철령이 함께 진태 아내 소연(장영남) 앞에서 무릎 꿇고 있는 모습은 저절로 웃음이 터져 나온다. 진태의 식구마냥 자연스럽게 스며든 철령의 모습에 1편 관객들은 반가움의 미소를 짓게 된다. 철령은 진태, 진태 아내와 딸 연아(박민하), 민영 등 어디에 붙여놔도 케미가 터진다.

빼놓을 수 없는 통쾌한 액션은 스케일이 더 커졌다. 작품의 포문을 여는 뉴욕 시가지 총격전은 몰입도를 확 높인다. 철령과 명준의 옥상 맨몸 액션신, 곤돌라 신 등 촌각을 다투는 액션신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이 감독이 제일 고민했다는 시그니처 액션은 1편의 두루마리 휴지에서 파리채로 진화됐다.

1편의 팬이었다면 반가울 만한 요소가 곳곳에 있어 찾아보는 재미도 있지만, 처음 접하는 관객들이라도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무리 없다. 명절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가족들 모두 함께 웃으며 볼 수 있는 영화라는 것은 확실하다. 올 추석 개봉하는 유일한 대작 영화라는 점에서 특수를 제대로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