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수지마저 마이너스로…'쌍둥이 적자' 공포 커진다

7월 10년3개월 만에 적자 전환
경상수지 흑자도 66억달러 급감

7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 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상수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수지가 10년 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서면서 재정·경상수지가 모두 적자인 ‘쌍둥이 적자’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국제 유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태에서 주요국의 경기 둔화로 수출마저 빨간불이 켜지면서 무역적자가 경상수지까지 흔드는 형국이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7월 국제수지’에 따르면 7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는 10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6억 2000만 달러 감소했다. 2011년 5월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올해 1~7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258억 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494억 6000만 달러) 대비 반 토막이 난 상태다.


특히 경상수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품수지는 11억 8000만 달러 적자를 내면서 2012년 4월 이후 10년 3개월 만에 적자 전환했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입이 전년 동월 대비 105억 2000만 달러(21.2%)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석탄(110.0%), 원유(99.3%), 가스(58.9%) 등 원자재 수입에 따른 영향이 두드러졌다. 반면 대중(對中) 수출이 2.7% 감소해 수출은 37억 9000만 달러(6.9%) 늘어나는 데 그쳤다.


문제는 8월 무역수지(-94억 7000만 달러)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만큼 경상수지도 적자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은은 앞서 올해 하반기(7~12월) 경상수지가 122억 달러 흑자를 낼 것으로 봤는데 이마저 달성이 쉽지 않게 됐다. 당분간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해외여행 증가 등으로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커질 경우 경상수지는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재정수지가 적자인 상태에서 경상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설 경우 대외 신인도는 하락한다. 여기에 이달 한미 금리가 재역전되면 자본 유출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대중 수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해외여행이 점차 늘면서 무역수지뿐 아니라 경상수지도 적자를 낼 가능성이 크다”며 “역사적으로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이면서 문제가 커진 만큼 대응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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