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부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까지 부동산 정책의 키를 잡고 있는 주요 인사들이 연이어 ‘집값 하락’ 발언을 이어가는 등 윤석열 정부에서 집값의 하향 안정화 기조를 가속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추 부총리는 7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그동안 부동산 가격이 워낙 급등했기 때문에 조금 하향 안정화시키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은 갑자기 많이 올라도 문제지만 급락해도 그 자체가 문제”라며 “급락 현상은 경계하면서 하향 안정화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추 부총리는 15억 원 초과 고가주택에 대한 대출금지 규제를 폐지를 검토 중이냐는 질문에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조정대상지역 해제 등 규제 완화에 대한 방안은 준비 중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대출 규제 완화는 윤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주요 과제이지만 집값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규제 완화 정책을 당장 펴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는 “전반적으로 아직 시장 흐름을 예의주시하기 때문에 조정지역으로 묶여있는 부분에 대해 우선 필요하면 더 해제하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분의 대책을 먼저 낸 뒤 금융규제는 시간을 많이 두고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원 장관 또한 지난 5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2021 회계연도 결산심사에서 집값 하향 안정화 기조가 이어져야 한다고 답했다. 원 장관은 최근 집값이 하향 안정세라고 평가하면서도 “소득과 대비했을 때 지금 집값은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원 장관은 “서울의 경우 (가구소득 대비 집값 비율이) 18배에 이르러 금융위기 직전 8배보다 높고, 금융위기 직후 10배보다도 지나치게 높다”며 “10배가 적정기준이라고 말하기엔 섣부른 면이 있지만, 지금은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 하향 안정화가 지속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