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현주(28)를 단순히 ‘예쁘다’라는 말로 표현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잔상이 오래 남고 다시 떠올리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스스로도 ‘예쁘다’는 말보다는 ‘멋있다’는 말을 더 듣고 싶어한다. 인스타그램 소개 글도 선머슴처럼 딱 한 줄이다. ‘운동선수’. 최근 만난 유현주는 “뭔가 할 때도 남에게 끌려가지 않고 내가 끌고 가는 스타일”이라며 “일단 내가 느끼는 대로 한다. 표현하는 데 있어서도 굉장히 자유롭다. 누군가를 흉내 내는 것보다는 내 색깔을 살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골프 실력보다 외모로만 어필하는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하지만 유현주는 언제나 “내가 있을 곳은 투어”라고 말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정규 투어 복귀를 위해 이번 가을에도 2부 무대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골프 선수 이상의 셀럽(유명인)이 된 그는 자신을 둘러싼 잘못된 소문도 많다며 “제 생활은 집·연습장·대회장·촬영장 등을 오가고 가끔 친구들을 만나는 정도로 굉장히 단조롭다”고 했다.
친구들과 맛집을 찾아다니는 것은 그의 소중한 즐거움 중 하나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칼국수. 죽기 전에 마지막 한 끼를 먹을 수 있다면 그것도 “칼국수”라고 했다. “운동선수가 그러면 안 되는데 제가 먹는 음식 중 85%는 탄수화물인 것 같아 걱정이기는 해요.”
아직 코로나19 걱정이 조금 남아 있지만 유현주는 뉴욕으로 여행을 떠나볼 계획이다. 미국에 전지훈련은 가봤지만 뉴욕은 아직 못 가봤다. 유현주는 “북적이는 느낌과 깔끔하고 높은 빌딩, 그리고 다양한 조형물 등 도시적인 것을 좋아한다”며 “뉴욕만큼 있을 게 다 있는 곳도 없다고 하더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뉴욕 여행에 앞서 먼저 이루고 싶은 목표는 내년 정규 투어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다. 여러 브랜드의 광고 모델로 상종가를 치고 있어 수입이야 남부럽지 않지만 ‘투어 프로’가 자신의 정체성의 근간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방송 출연 요청도 많지만 SBS ‘편먹고 공치리’만 빼고 모두 사양했다. 유현주는 “나쁜 흐름을 끊는 분위기 전환 능력이나 그린 주변 쇼트게임 등이 아직 부족하다”며 “그런 점들을 보완하면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유현주의 또 다른 소망은 좀 더 큰 집으로 이사를 하는 것이다. 단순히 평수를 넓히는 게 아니라 ‘서재’를 갖고 싶어서다. 그는 “제가 좋아하는 조명과 환경을 만들어서 온전히 책을 읽고 저만의 시간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미국 여성 방송인인 오프라 윈프리의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을 감명 깊게 읽었다는 그는 “요즘은 ‘더 보스’ ‘부의 변곡점’ 등 경제 관련 책을 보고 있다”고 했다.
유현주는 자신이 훤칠한 키와 외모 덕에 ‘떴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미모로만 어필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한다. 실력을 쌓기 위해 남모를 사투를 벌이고 내면의 깊이도 채우고 있다. 그는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을까.
“성적을 떠나 자신의 인생과 골프에 최선을 다한 사람이었으면 해요. 그런 것을 통해 원하는 인생을 그려간 멋진 프로 골퍼 중 한 명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후배들이 저로 인해 영감을 받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거예요. 모든 골퍼들에게는 건강한 에너지를 전달했으면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