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연일 오르락 내리락…방향성 못잡는 원유시장

OPEC+ 감산 결정에 치솟다
수요 위축 전망에 5.7% 하락
이벤트따라 불안정한 등락
英 북해 석유탐사 대거 허용
러 원유가 상한제·이란핵 등
변수 많아 시장 더 흔들릴 듯

AFP연합뉴스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산유국 연합체)의 감산 결정으로 급등했던 원유 가격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급전직하했다. 공급 감소에 대한 공포가 유가를 밀어 올리는 반면 경기 악화에 따른 수요 위축 전망이 유가를 다시 끌어내리며 유가의 방향성을 예측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0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5.7% 하락한 81.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11월물은 88.24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2월 8일 이후 처음으로 90달러를 밑돌았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8월 원유 수입량이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하면서 경기 침체 위험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청두 등 중국의 대도시 봉쇄로 에너지 수요가 위태로진 데다 각국의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 위축 우려가 커진 것도 유가 하락으로 연결됐다.




사진 설명


하지만 유가가 본격적인 하락세에 접어들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불과 이틀 전 OPEC+가 10월 산유량을 하루 10만 배럴씩 줄이기로 결정하자 유가는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로 급등했었다. 공급 감소와 수요 하락 전망이 연일 맞붙는 가운데 원유 시장이 그날 그날의 이벤트와 발표에 흔들리면서 극도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유 시장을 둘러싼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움직임은 유가를 더욱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주요 7개국(G7)이 12월 5일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인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G7이 여타 국가들의 동참을 요구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참여국들에 원유를 수출하지 않겠다며 보복을 예고했다. 게다가 정작 러시아산 원유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인도와 중국이 동참하지 않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 타결 여부도 유가를 좌우한다. 이란이 원유 시장에 복귀할 경우 내년 하반기에 브렌트유가 배럴당 65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있지만, 협상 타결 가능성은 낮아진 상태다.


각국 정부의 행보도 주목된다. 로이터는 리즈 트러스 영국 정부가 에너지 자급을 늘리기 위해 북해 석유 및 가스 탐사 면허를 최대 130건 허가할 방침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국내 에너지 공급을 늘려 치솟는 에너지 요금을 억제하려는 조치지만 초기 탐사가 실제 생산으로 이어지는 데 5~10년이 걸리는 만큼 당장 유가에 미칠 영향은 불명확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