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기소’ 檢, 대장동·백현동 겨눈다

공소 시효 하루 앞 숨가쁜 일정
쌍방울 등 남은 혐의 수사 속도
‘윗선’ 향한 조사도 탄력 받을듯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8일 재판에 넘겼다.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 직전까지 수사에 박차를 가하던 검찰은 이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의혹과 쌍방울 사건 등 남은 혐의 조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 만료를 하루 앞둔 이날 ‘고(故) 김문기·백현동’에 대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이 대표를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공소시효 전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최근 사흘간 이 대표와 부인 김혜경 씨를 각각 서면·소환 조사하고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하는 등 숨 가쁜 수사 일정을 보냈다.


이 대표가 받은 선거법 위반 관련 혐의가 두 개 이상이었기 때문에 그만큼 검찰도 속도전을 벌였다는 게 중론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모른다”고 말하고 같은 해 “국토교통부가 백현동 용도 변경을 하라고 협박했다”는 취지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수원지검에서는 이날 “총 변호사 비용이 3억 원에 불과하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는데 이 사건은 이 대표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상당히 촉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시민들에게 귀향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단 급한 불은 끈 검찰은 한숨 돌리고 이 대표의 남은 혐의를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 대표를 향한 굵직한 수사 중 하나는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이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 5명을 재판에 넘겼던 수사팀은 대선 이후 의혹 전반에 대한 재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 수사가 대장동을 넘어 위례 개발까지 확대된 만큼 이 대표 등 ‘윗선’을 향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위례신도시 개발 역시 이 대표의 성남시장 재임 기간에 이뤄진 만큼 대장동 사업과 마찬가지로 ‘최종 결재권자’로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밖에도 수원지검은 2018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던 이 대표가 쌍방울그룹에서 변호사비를 불법 지원받지 않았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수원지검은 쌍방울그룹의 횡령 등 혐의 조사와 함께 쌍방울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며 이 대표로 이어지는 수상한 연결 고리가 없는지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에서 수사 중인 백현동 사업과 성남FC 후원금 사건 등도 조만간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백현동 사건은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이지만 특혜 개발 의혹이라는 점에서 대장동·위례 사건과 유사한 부분이 있어 함께 검찰에서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성남FC 사건은 수사를 맡았던 박하영 성남지청 검사가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보완 수사 요청을 했지만 윗선에서 묵살했다”며 사표를 내기도 한 만큼 그 실체에 관심이 쏠린다. 논란 끝에 성남지청은 올 2월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구했고 분당서는 다시 사건을 맡아 강제수사를 벌이고 있다.


한편 야당은 검찰 수사를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추석 명절을 하루 앞두고 검찰이 야당 대표와 의원들을 기소할 것으로 본다”며 “이는 역사상 유례없는 ‘정치 기소’”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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