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M&A 대전 '맥도날드vs맘스터치' 누가 웃을까

다음달 나란히 예비입찰
각각 국내 중견그룹, 해외 SI 정조준
매각 장기화 버거킹·KFC는 물밑 협상

맥도날드 매장 전경/사진제공=연합뉴스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맥도날드와 맘스터치가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누가 가장 먼저 새 주인을 찾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 맥도날드 본사는 최근 복수의 국내 중견기업과 사모펀드(PEF)에 투자 안내서(티저레터)를 배포했다. 예비입찰은 다음달 진행될 예정이다. 맘스터치 최대주주인 KL&파트너스도 이르면 다음달 예비입찰을 시작하기 위해 티저레터 준비에 한창이다. 맥도날드와 맘스터치 매각 주관사는 각각 미래에셋증권, BOA메를린치가 맡고 있다.


맥도날드 본사는 맥도날드 싱가포르 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한국 맥도날드 지분 100%와 국내 사업권을 매각한다. 2016년 모건스탠리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매일유업-칼라일그룹 컨소시엄과 계약 체결 직전까지 갔으나 결국 거래에 실패했다. 이번엔 미래에셋증권으로 자문사를 교체하고 두 번째로 매각에 나섰다.


맥도날드는 원매자로 국내 중견기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적투자자(FI)가 아닌 전략적투자자(SI)를 주주로 맞이해야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관계 형성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깔렸다. 6년 전 매각을 시도할 때 매일유업과 장기간 협상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사모펀드의 경우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후 기업가치를 높여 재매각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만큼 매각 후에도 로얄티 협상 등이 까다로울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것도 중견기업 물색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맥도날드는 글로벌 기업인 만큼 외국계 IB를 선호하지만 이번엔 국내 기업 고객풀이 더 넓은 미래에셋증권을 낙점했다. 한국 맥도날드가 보유한 부동산 가치를 측정하는 데도 부동산 딜 경험이 많은 미래에셋증권이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맥도날드는 가치가 높은 드라이브스루(DT) 매장을 운영하는 등 직영점 다수를 보유하고 있어 부동산 딜 성격도 가지고 있다”며 “사업 파트너십을 꾸준히 유지하고 부동산 가치 상승도 향유할 수 있는 중견기업이 협상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맘스터치 삼성중앙점/사진제공=맘스터치앤컴퍼니

맘스터치도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맥도날드와 입찰 시기가 겹칠 가능성이 높지만 원매자군에 차이가 있는 만큼 매각 성사를 자신하고 있다. 맥도날드가 국내 사업을 운영할 중견기업과 사모펀드를 찾는다면 맘스터치는 해외 사업을 확장할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매장 수를 빠르게 늘리는 전략으로 몸집을 키웠다. 매장 수 1300여개로 롯데리아를 제치고 국내 1위를 꿰찼다. 이익 측면에서도 타사를 압도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394억 원으로 버거킹(248억 원), KFC(46억 원), 맥도날드(-27억 원)에 앞선다.


다만 국내에서 같은 성장 전략을 지속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기로 했다. 피자헛·KFC·타코벨 등 글로벌 브랜드를 운영하는 미국 얌 브랜즈, 베트남 외식 브랜드 골든게이트 그룹, 동남아시아 기반 햄버거 프랜차이즈 졸리비(Jolibee) 등이 잠재 원매자로 꼽히고 있다. 외국계 IB인 BOA메릴린치를 주관사로 선정한 것도 해외에서 원매자를 찾기 위한 포석이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맥도날드와 맘스터치가 비슷한 시기 예비입찰에 나서지만 딜의 성격과 원매자군이 확연히 달라 상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맘스터치가 최근 수년간 보여준 성장성은 높은 점수를 받고 있지만 아직 입증되지 않은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맥도날드, 맘스터치보다 먼저 매물로 나온 버거킹, KFC는 매각이 장기화되고 있다. 원매자군이 제한적인 만큼 공개 입찰에 나서기보다 물밑에서 협상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KFC의 경우 반올림피자를 인수하는 등 F&B(Food & Beverage) 딜 경험이 있는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PE) 등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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