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195940)이 올 하반기 내 충북 오송 수액 신공장 풀가동에 들어간다. 수액은 마진이 박한 의약품의 대명사. 그러나 생산능력을 더블업시킨 데 따른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확실한 이익’을 챙겨나가는 동시에 2024년 국내 시장 1위 목표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연간 5500만 백(bag) 생산능력을 갖춘 오송 수액 신공장을 연내 풀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이 회사는 기존 충북 대소공장의 5000만 백에 더해 총 연간 1억 500만 백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오송 수액 신공장은 2020년 완공돼 이듬해 8월 GMP 승인을 받은 이후 공정 안정화 과정을 거쳐 올 6월 본가동을 시작했다. 현재 풀가동 단계로 가기 위해 가동률을 점진적으로 끌어올리는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수액 시장은 지난해 영양수액 2460억 원, 영양수액 1870억 원 등 총 4330억 원에서 올해 영양 2580억 원, 기초 1940억 원 등 총 4520억 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에는 영양수액 3060억 원, 기초수액 2810억 원 등 5250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수액 제품 중 생명유지에 필요한 수분·전해질·당분 등을 공급하는 기초수액은 정부에 의해 '퇴장방지의약품' 으로 지정돼 있다. 퇴장방지의약품은 국가 의료 체계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수익성이 낮아 제조사에서 사업을 포기할 수도 있어 정부가 생산이 중단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의약품이다. 이는 원가가 상승해도 일정 수준의 수익 나도록 건보당국이 가격을 조정해준다는 의미다. 마진이 박하긴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수익이 난다는 뜻.
때문에 수액 제조사에게는 생산단가를 얼마나 낮추느냐가 곧 이익률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의 문제로 직결된다. HK이노엔은 오송 신공장 풀가동으로 생산능력이 두 배가 될 경우 제품 개당 생산원가가 크게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액 사업은 일정 수준의 마진이 보장되는 것 외에 시장이 안정적이라는 점도 장점이다. 국내 수액 시장은 JW중외제약과 HK이노엔, 대한약품이 삼분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이 시장의 40~50%를 점유한 1위이고 HK이노엔과 대한약품이 근소한 차이로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제약업계는 이같은 삼분 구도가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마진이 박해 이 시장에 진입하려는 회사가 거의 없고, 있다고 해도 수액 사업은 기본적으로 장치산업이어서 시작하는 데 돈이 많이 든다. 굳건한 진입장벽이 있다는 뜻이다.
때마침 올들어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완화·해제되면서 미뤘던 입원과 수술을 하는 사람이 늘어 수액 수요가 급증한 것도 HK이노엔에겐 호재다. HK이노엔 관계자는 “거리두기 해제 이후 병의원 방문 횟수가 잦아지고 수술 건수가 늘어나면서 수액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그간 생산능력 한계로 시장 수요에 적시 대응하기 어려웠으나 이번 오송 수액신공장 본가동을 기점으로 시장에 발빠르게 대처하는 것은 물론, 수액시장 점유율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송 수액 신공장은 기초수액제 대용량 제품들을 생산하되 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 종합영양수액(TPN)까지 생산해 수익성을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시장 측면에선 2024년 내수 1위 달성을 위한 점유율 확대에 우선 집중하고 향후에는 TPN 신약과 개량신약을 개발해 수출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재 HK이노엔은 TPN 개량신약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신약은 임상 전 연구 단계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