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더머지' 임박…암호화폐 시장 요동치나

이달 20일안에 업데이트 실행
'작업증명'서 '지분증명' 전환
채굴 불가능해 전력소모 99%↓
이더리움 공급량 급감 전망에
두달새 가격 60% 가까이 급등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이 8월 8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KBW2022:IMPACT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이더리움 모형. 사진 제공=연합뉴스

전 세계 암호화폐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의 ‘더머지(The Merge)’ 업그레이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블록체인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업데이트인 만큼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이목은 이더리움으로 쏠리고 있다.


12일 블록체인 업계에 따르면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6일 트위터를 통해 “머지는 13~15일 즈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오차를 감안해도 이달 20일 안에는 업데이트가 실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머지’는 시총이 300조 원에 육박하는 이더리움의 ‘합의 알고리즘’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초대형 업데이트다. 기존 알고리즘이었던 작업증명은 소위 ‘채굴’을 말한다. 작업한 걸 가져오면 대가를 주겠다는 의미다. 쉽게 말해 컴퓨터의 연산 능력을 이용해 블록체인이라고 불리는 장부를 생성하면 대가로 암호화폐를 얻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막대한 전기를 소모해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게다가 작업증명 방식에 참여자가 많아지며 채굴 난도와 시간이 길어져 결국 거래가 처리되는 속도도 느려지는 과부하 문제가 발생했다. 반면 지분증명 방식은 컴퓨터 연산 작업이 아닌 지분 보유량에 비례해 블록 생성 권한을 부여한다. ‘보유한 암호화폐 지분만큼 장부 작성을 위한 합의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채굴이 불가능해지니 전력 소모량은 기존 대비 99%가량 줄어든다.




‘더머지’ 이후 이더리움 공급량은 급감할 예정이다. 발행량이 총 2100만 개로 정해진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한도가 없다. 작업증명에서는 1년에 총 490만 이더리움이 새로 발행됐으나 지분증명에서 공급량은 기존의 약 12% 수준인 58만여 이더리움으로 줄어들게 된다. 부테린은 수수료도 25센트까지 내릴 계획이다. 이런 이유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자 이더리움 가격은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11% 넘게 상승했다. 7월 초 대비로는 60% 가까이 급등했다.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보고서에서 “수수료 소각분까지 감안하면 이더리움 잔액은 연간 1~2%씩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디플레이션 자산으로서의 메리트가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체이널리시스는 “머지 이후 기관투자가들은 채권·원자재 등 기존 금융 상품과 비슷하면서도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이더리움을 채택하게 될 것”이라며 “이더리움과 다른 암호화폐 간 가격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한편에서는 머지 업데이트 이후 매도 물량이 대거 풀릴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내년께 추가로 예정된 ‘상하이 업데이트’까지 끝나면 사용자들이 예치(스테이킹)했던 이더리움을 자유롭게 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센터장은 “인출 가능한 시점이 됐을 때 일부 투자자가 현금화할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편의성이 확대되고 업그레이드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매도 출회 영향력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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