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097950)의 실적이 글로벌 식품과 바이오라는 양 날개를 달고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K푸드 열풍이 불면서 해외 식품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60% 이상 급등했다. 바이오 역시 2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20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거침없는 실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 2분기 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하고 매출 4조 5942억 원, 영업이익 3934억 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3% 급증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 늘었다. 주목할 부분은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65%를 넘어선 점이다. 전 세계적인 K푸드 열풍과 바이오 사업의 경쟁력 강화가 해외 매출 비중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통운 실적을 포함할 경우 CJ제일제당은 연결 기준 2분기 매출은 7조 5166억 원, 영업이익은 5043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1%, 7.4% 증가한 수치다.
식품 사업 부문의 선전이 CJ제일제당의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비비고 브랜드를 축으로 K푸드의 해외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식품 매출은 2조 6063억 원, 영업이익은 1677억 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8%, 29.1% 급증한 것이다. 해외 판매가 늘어나며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해외 식품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60% 이상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국(슈완스)을 포함한 주요 진출 국가에서 ‘글로벌전략제품(GSP)’을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확장 전략을 펼쳤고 비용 구조 효율화 등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GSP(Global Strategic Product)는 K푸드의 세계 전파를 위해 출시한 전략 제품 7종인 만두·치킨·가공밥·롤·K소스·김치·김을 일컫는다. 미국의 경우 식료품점용(그로서리) 만두와 냉동식품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7%, 60% 급증했다.
K푸드는 주요국에서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기준으로 미국에서 21%, 유럽에서 28%, 중국에서 32%, 일본에서 16% 상승했다. 해외 식품 매출이 고르게 오르면서 CJ제일제당의 전체 식품 매출에서 해외 비중은 약 47%로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국내 식품 매출도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한 1조 3896억 원을 달성했다. 엔데믹 후 소비 트렌드 변화에 맞춰 소비자가 원하는 신제품을 출시하는 동시에 핵심 제품을 중심으로 온라인, 기업간거래(B2B), 편의점 유통 비중을 확대한 결과로 분석된다. CJ제일제당은 수익 구조 개선 노력과 효율적 자원 배분으로 공급망 마비, 인플레이션발 비용 및 원가 상승에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사업 부문의 실적도 호조세를 띠었다. 아미노산과 조미 소재 등 그린바이오가 주력인 바이오 사업 부문의 매출은 1조 319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8% 늘었다. 영업이익은 14.6% 증가한 2223억 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바이오 사업의 분기 영업이익이 2000억 원을 돌파한 것은 올 2분기가 처음이다. 원부재료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의미가 컸다는 전언이다.
바이오 사업은 지역 맞춤형 전략이 효과를 거뒀다. 주력 제품인 아미노산 시황이 좋은 북미와 남미·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했고 글로벌 전역의 첨단 호환 생산기술 및 우수 입지를 바탕으로 시장 지위를 한층 강화했다. 제품과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는 차별화된 ‘기술 마케팅’으로 고수익 스페셜티 제품의 신규 수요를 확보했다.
사료·축산 독립 법인 CJ피드&케어는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매출 6682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93.9% 줄어든 34억 원에 불과했다. 외형 성장을 지속했지만 곡물가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으로 영업이익이 부진했다. 다만 2분기 말부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주요 사업 국가의 축산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향후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당분간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 하락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CJ제일제당은 구매 및 생산 역량 강화를 통해 원가를 절감하고 핵심 제품의 국내외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식품에서는 B2B와 편의점·온라인 등의 성장 채널에 역량을 집중하고 식물성 식품(plant-based) 육성에 속도를 낸다. 바이오에서는 올 5월 본생산을 시작한 해양 생분해 소재 PHA를 비롯한 미래 신수종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미래 준비를 위한 고부가가치 신제품 개발 및 신사업 강화,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구조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혁신 성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