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을 독점하게 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단기에 생산을 늘리는 것이 어렵이 않다며 시장 수요에 맞게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1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국내에 대상포진 백신을 공급하는 한국MSD는 8월 중순부터 제품 수입에 차질을 빚다 최근에야 정상화 절차를 시작했다. 유통망이 재가동돼 일선 병의원에서 제품을 사용하려면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 규모는 연간 약 700~800억 원 규모로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조스터’와 한국MSD의 ‘조스타박스’가 5대5 또는 4대6 수준으로 양분하고 있다. 한국MSD 관계자는 “8월 중순 수입이 중단됐다 9월 초 재개됐고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가출하승인을 받았다"면서 “추석 연휴 이후에 출고가 가능한데 배송 과정이 언제부터 접종이 가능한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가출하승인은 백신 등 생물학적 제제의 경우 허가를 받은 제품이라도 시중에 유통되기 전에 국가가 제조단위(로트)별로 제품의 품질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절차다. 한국MSD는 대상포진 백신 수입이 그간 중단됐던 이유에 대해 “시기별 수요를 예측해 수입량을 결정하는데 일시적 수급불균형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앞으로도 최대 몇 주간은 국내 전체 수요를 떠맡게 됐지만 이같은 수요를 홀로 감당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대상포진 백신은 대량으로 팔리는 제품이 아니어서 단기에 생산량을 늘리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면서 “필요한 분들이 적기에 접종받을 수 있도록 공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이번 단독 공급이 시장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장 상황은 곧 또다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제약사 GSK가 개발한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가 연말께 국내 출시되기 때문이다.
싱그릭스는 예방률이 90%대로 60~70%대인 스카이조스터, 조스타박스보다 월등이 높다. 또한 SK바이오사이언스와 한국MSD 제품이 '생백신'인 것과는 달리 '재조합 불활화' 백신이라 안전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다. 이에 미국에서는 싱그릭스의 시장점유율이 90%를 넘고 있다. 다만 싱그릭스는 가격이 40만원 대로 평균 15만~18만 원 선인 기존 제품보다 비싸고 두 달에 걸쳐 2회 맞아야한다는 점이 단점이다.
시장 변수는 또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공약한대로 대상포진 백신이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NIP)에 들어가느냐다. 현재 60곳 넘는 지방자치단체가 65세 이상에게 무료 접종 혜택을 주고 있지만 국가 무료백신이 될 경우 시장이 훨씬 커진다. 대상포진 백신이 국가 사업이 될 경우 가격이 비싼 싱그릭스보다는 스카이조스터와 조스박스가 채택될 것으로 제약업계는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