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증시 전망] 코스피 2400선 회복하나…美 물가지수 관건

13일 CPI 발표 후 베어마켓 랠리 가능성 제기
"경기방어 업종 비중 확대해야"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전세계적 긴축 흐름과 경기 침체, 달러 강세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지난 주 국내 증시에서도 관망세가 나타났다. 다만 미국 뉴욕증시가 3주간 이어진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전환한 가운데 추석 휴장을 끝내고 12일 문을 여는 국내 증시도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예고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정중동의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2350~2450으로 제시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25.13포인트(1.04%) 하락한 2384.28에 마감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약 2달 만에 5만 56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2020년 9월(5만 56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도 같은 기간 8.07포인트(1.02%) 하락한 777.8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 국내 증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매파 발언에 따라 미국 등 주요 증시가 얼어붙은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380원을 돌파하는 등 부담 요인이 커지며 약세를 보였다. 지난달 29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50원을 넘긴 후 이달 2일 1360원, 5일과 7일 1380원을 차례로 뚫으며 고점을 높여왔다. 다만 이번 주 마지막 거래일인 8일 원달러 환율은 6거래일 만에 상승세를 멈추며 전날 종가 대비 3원 40전 내린 달러당 1380원 8전에 거래를 마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전일 미국 증시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자신감이 확대되면서 금리와 달러가 소폭 하락했다”고 했다.



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국내 증시가 추석 휴장을 앞둔 7일부터 글로벌 증시에는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 긴축 공포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소화되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고 7일부터 3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한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8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하며 달러 강세를 한풀 꺾인 것도 미국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간만에 문을 여는 국내 증시도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13일 발표되는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피크아웃(고점 통과)이 확인될 경우 긴축 공포가 완화될 수 있는 것은 물론 연말 금리 인상의 강도가 달라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물가 피크아웃 신호가 다시 확인된다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여부와 무관하게 두번째 베어마켓 랠리가 나올 수 있다"고 예측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시장 예상에 부합한 것으로 드러나면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기대감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금리와 외환시장이 동반 안정되면 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강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융투자 업계는 증시가 좀 더 높은 반등을 하기 위해서는 ‘킹달러’가 좀 더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자극했던 달러 강세가 진정되고, 채권금리가 하락세를 보인다면 추석연휴 이후 코스피도 단기 반등할 전망이다"며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외국인 수급이 개선되고 채권금리 하락으로 단기 낙폭이 컸던 IT, 성장주가 반등을 시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강달러 영향으로 하반기 이익 모멘텀이 기대되는 자동차주를 추천 종목으로 선정했다.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가 이에 해당한다. 또 2차전지·태양광 등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가 명확한 친환경 섹터도 추천주다.


경기 방어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경기에 대한 확신이 크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 경기민감 업종의 비중을 덜어내서 경기방어 업종의 비중을 확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