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인 올 추석 연휴에 식품기업들이 운영하는 고속도로 휴게소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 엔데믹 전환 이후 첫 명절이라 휴게소에 들르는 귀성객 및 여행객들이 증가한 덕분이다. 관련 업체들은 여름 휴가철에 이어 추석 연휴에도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게 확인 됨에 따라 앞으로 휴게소 사업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이 운영하는 전국 9개 고속도로 휴게소의 올 추석 연휴(9.9~11일) 매출액은 올 설 연휴 대비 40%, 지난해 추석 연휴 대비 30%가량 늘었다. 전국 최대 매출 휴게소로 꼽히는 가평휴게소를 비롯해 김천휴게소 등 다른 곳의 매출액이 골고루 증가했다는 게 SPC삼립 측의 설명이다.

CJ프레시웨이가 운영하는 4곳의 고속도로 휴게소 올 추석 연휴 매출액은 올 설 연휴 보다 무려 201%, 지난해 추석 연휴보다 306% 증가했다. 가평휴게소와 함께 알짜 휴게소로 꼽히는 CJ프레시웨이의 행담도휴게소의 매출액은 올 설 연휴 대비 145%, 지난해 추석 연휴보다 217% 늘었다. 이 밖에 풀무원푸드앤컬처가 운영하는 휴게소 22곳과 아워홈의 휴게소 2곳의 매출액도 지난해 추석 연휴 보다 각각 159%, 10% 증가했다.

식품업계는 올 추석이 거리두기 없이 맞이하는 3년만의 첫 명절이라 귀향, 여행 등 방문객이 대폭 늘어나면서 휴게소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고속도로 휴게소는 2020년 코로나19 발발 이후 통행량 감소,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일부 휴게소는 적자를 보기도 했고, 자진 휴업에 들어간 휴게소도 나왔다. 하지만 올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이동량이 늘고 7~8월 휴가철에 추석 명절 특수까지 누리면서 휴게소에 다시 훈풍이 불고 있다.

CJ프레시웨이 관게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용됐던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은 휴게소 내 취식 제한으로 야외 코너와 포장상품에 한해 일부 매출이 발생했으나, 이번 추석 연휴에는 거리두기 해제 조치로 실내 취식 판매액이 추가돼 전체 매출액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거리두기 해제에 대비해 팬데믹 기간 동안 메뉴 다양화 및 대대적인 시설 업그레이드에 나선 점도 주효했다. 지난 2019년 가평휴게소를 인수한 SPC삼립은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하는 고객이 늘자 올 6월 휴게소 내에 반려동물 전용 ‘펫파크’와 펫카페 ‘옐로우스탑’을 열었다. 풀무원은 환경을 중시하는 고객을 겨냥해 지난 5월 안산시에 태양광에너지 시설, 초절수형 양변기를 도입한 친환경 안산복합휴게소를 오픈하기도 했다.

식품 기업들은 앞으로 고속도로 휴게소 이용객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휴게소 시장 등 컨세션 사업(식음료 위탁운영) 분야를 강화 중이다. 입지 좋은 곳에 휴게소 매물이 나오면 언제든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실제로 롯데GRS는 최근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부고속도로 하남드림휴게소 환승형 복합휴게시설 운영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 밖에 아워홈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에 더 힘쓰고, 풀무원푸드앤컬처는 심야시간대 무인매장을 늘리는 것은 물론 밀키트 등 판매제품군을 확대해 고객 유치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한편 휴게소에 입점한 편의점들도 거리두기 해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올 추석 연휴 GS25 휴게소 매장 매출액은 지난해 추석 연휴 대비 37%, 세븐일레븐은 80%, 이마트24는 144% 늘었다. CU관계자는 “장거리 운전에 졸음을 깰 수 있는 커피· 아이스크림 및 홍삼스틱 등 건강기능식품의 매출 신장이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