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민임대주택 1가구를 지을 때마다 1억 8300만 원의 빚을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LH로부터 입수한 '최근 5년간(2017~2021년) 연도별 주택유형별 임대주택 건설 1가구당 부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LH가 국민임대주택 1가구를 건설할 때마다 평균 1억 8300만 원이 LH의 부채로 계상됐다.
국민임대 가구당 평균 건설비(평균 17.8평)는 2억 2800만 원인데, 정부 출자금 4500만 원을 제외한 금액이 LH의 부담이 되고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기준 부채 금액인 1억 300만 원보다 77.7%(8000만 원)가 증가한 것이다.
홍 의원은 인ㅍ플레이션 등에 따라 임대주택 건설 공사비가 크게 오르고 있지만 정부 지원금은 그에 비례해 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1년동안 정부지원금은 200만 원 오르는 데 그쳤다.
공공임대주택은 유형에 따라 정부지원금 규모는 다르다. 통합임대주택은 지난해 기준 1가구 건설 시 LH의 부채로 계상되는 금액은 2억 2400만 원이다. 이밖에 행복주택(2억 800만 원), 매입임대(1억 4200만 원), 영구임대(9500만 원) 등을 건설할 때도 LH의 부채가 늘고 있다.
정부지원단가와 사업계획비의 차이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국민임대주택의 정부지원 기준 평당(3.3㎡) 단가는 843만 원인데, 실제 건설 비용은 평당 1213만 원이었다.
정부에서는 임대주택을 지을 때 정부지원 기준으로 재원부담비율을 정하는데, 30%를 정부 재정에서 충당하고, 20%는 보증금, 40%는 주택도시기금에서 확보한다. 나머지 10%는 LH의 몫이다.
그러나 실제 건설 공사비가 이보다 많다 보니 부족한 금액만큼을 LH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다. 홍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대주택 품질을 개선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정부지원단가와 사업계획비가 차이가 있어 이를 현실화하지 않고서는 품질 제고는커녕 LH의 부채만 쌓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 재정지원이 부족하다 보니 임대주택이 소형화되고 하자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공공기관, 공기업에 허리띠를 졸라매라 할 게 아니라 현실적인 수준의 정부지원단가를 정해 지원해야 한다”며 “이는 결국 주거안정 실현을 위한 민생지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