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셉틴 시밀러 허가신청 철회…또 약속 못 지킨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Why 바이오]

유럽 품목허가 '부정적 의견' 수령한 HD201
4개월만에 재심사 자진철회 후 재신청 선회
연일 사업계획 실패에 주가 하락세 지속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HD201’을 올해 출시하겠다는 목표가 게시돼 있다. 홈페이지 캡처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HD201'의 유럽 품목허가를 자진 철회하면서 주주들이 들끓고 있다. 지난 5월 유럽 의약품청(EMA)로부터 '부정적 의견' 수령 이후 재심사 신청을 통한 승인을 장담했지만 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앞서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를 포함해 백신 사업서도 주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가운데 연달아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잃는 행보에 주가는 내림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6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장이 열리지 마자 전날보다 13% 이상 급락했다. 전날 장 마감 후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HD201'의 유럽 품목허가 자진철회를 공시했기 때문이다. 그룹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334970) 또한 7.9% 하락하며 장 개시했다. 오후 2시 5분 기준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9.3%, 프레스티지바이로직스는 4.6% 하락해 거래 중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앞서 지난 5월 EMA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HD201' 품목허가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수령한 뒤, 이에 불복하고 즉각 재심사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임상 3상 결과에서 원약과의 높은 생물학적 유사성 및 비교동등성이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CHMP는 임상배치와 상용화배치 간 동등성 분석 기준에 대해 CHMP와 견해가 다른 게 원인"이라며 자료 보충을 통해 충분히 설득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박소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대표. 사진 제공=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하지만 재심사에 대한 결과가 임박한 이달 들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돌연 품목허가 자진 철회로 급선회했다. 자진 철회 후 보완 자료로 다시 판매 승인을 신청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동등성 분석 46개 중 EMA와 평가기준에 이견이 있었던 6개 분석에서 CHMP와 회사 간 견해차이가 완전히 좁혀지지는 못했다"고 시인하며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장기적인 시장진출 관점에서 기존 재심사 신청을 자진철회한다"고 해명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전임상 및 임상, 상용화 공정, 최종 상용 배치의 품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기 때문에 추가 임상없이 조만간 EMA에 품목허가를 재도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다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대한 'HD201'의 품목허가 신청 이후 다음 순서로 유럽 허가 재도전에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내달 FDA와 'HD201'의 품목 허가 사전 미팅이 시작되는 가운데, 미국 품목 허가 신청과 유럽 재신청이 언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다만, 연내 FDA 품목허가 신청에 집중한 뒤 내년에 유럽 사전 미팅부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이번 프로젝트 자문단은 “임상 3상 성공 및 수많은 시험 분석을 거친 HD201의 우수한 품질에 대한 믿음으로 재심사 자료와 발표에 최선을 다했지만 발표 및 질의응답 과정에서 기존 심사관의 분석부분에 대해 추가 분석을 통해 이견이 없도록 하는 것이 필수적일 것으로 생각되어 철회 및 재제출을 선택했다”며 “HD201의 유럽 시장 진출은 다시 한번 지연되었지만, 이번 재심 과정에서 확인한 부분에 대한 보완은 신속히 진행할 수 있으므로 빠른 시간내 재제출을 통해 유럽에서 반드시 판매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백신 생산 능력을 보유한 충북 오송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3공장 전경. 사진 제공=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연이어 사업 계획이 꼬인 상황이다 앞서 2021년부터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 생산 사업을 추진했지만 2년 가까이 상업용 생산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승인 지연에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사업 진행이 어렵지만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아직 포기를 선언하고 있지는 않다. 특히 1조 원대 매출을 전망하고 1600억 원을 들여 그룹내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에서 충북 오송에 대규모 백신 공장을 지난해 말 건립했지만 장기간 미가동 상태다.


이후 지난 6월에는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린 '바이오 USA'에서 미국 '베네비라'와 코로나19 예방용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서는 한국거래소로부터 공시불이행 지적을 받아 1600만 원의 제재금을 물기도 했다.






◇Why 바이오는=‘Why 바이오’ 코너는 증시에서 주목받는 바이오 기업들의 이슈를 전달하는 연재물입니다. 주가나 거래량 등에서 특징을 보인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해 시장이 주목한 이유를 살펴보고, 해당 이슈에 대해 해설하고 전망합니다. 특히 해당 기업 측 의견도 충실히 반영해 중심잡힌 정보를 투자자와 제약·바이오 산업 관계자들에게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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