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 '얼음고리' 나이는 40억살 아닌 1억살…"위성 파괴돼 형성"

美 연구진, 토성 고리 형성 시기·원인 연구 발표
"1억년 전 위성이 파괴돼 그 잔해가 고리 된 것"

토성 이미지. 미 항공우주국(NASA) 홈페이지

태양계에서 가장 크고 선명한 토성의 고리가 1~2억 년 전에 위성이 파괴되며 형성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는 약 40억 년 전에 고리가 생겼다는 것이 정설이었는데 시기가 대폭 앞당겨진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잭 위스덤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등 미국의 연구팀은 이날 과학 저널 '사이언스'에 토성 고리의 형성 원인과 시기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토성의 고리는 지름이 약 17만 마일(약 2736㎞)에 달할 뿐 아니라 목성, 천왕성 등의 고리보다 훨씬 밝아 태양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리로 꼽힌다. 지금까지는 약 40억 년 전 토성의 강력한 중력이 인근에 접근한 혜성과 소행성을 납작한 형태로 만들어 고리가 탄생했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하지만 연구진은 탐사선 보이저 1·2호가 1980년대, 카시니호가 2014년과 2017년에 토성을 탐사한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토성의 고리가 약 1~2억 년 전에 형성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고리의 형성 원인에 대해서는 80여개에 달하는 토성의 위성 중 하나가 또 다른 위성인 타이탄의 중력 탓에 궤도에서 벗어나 공전하다가 파괴돼 그 잔해가 고리로 바뀌었다는 설명을 내놨다. 타이탄은 토성의 가장 큰 위성으로 수성보다도 크다.


또 연구진은 토성의 자전축이 공전 궤도면에서 약 27도 기울어져 있는 것도 위성이 파괴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프랜시스 님모 산타크루즈 캘리포니아대(UC 산타크루즈) 교수는 "지금까지 토성의 고리와 자전축은 별개의 문제로 다뤄졌지만 (연구 결과로) 두 사건이 연관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천문학계에서는 이번 연구 결과가 아직 확정된 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는 아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행성 과학자 잭 리사워는 연구에 대해 "(토성 고리에 대해) 많은 설명을 제공해 주지만 (형성 원인과 자전축 각도라는) 일련의 천체 현상이 모두 검증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 연구단체인 SETI 프로젝트의 행성 고리 연구자 매튜 티스카레노는 "과학계가 새로운 연구 결과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토성의 미스테리에 인류를 한 걸음 더 다가가게 하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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