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한 시의원이 ‘신당역 여성 역무원 살인사건'과 관련해 안타까운 심정을 표하는 과정에서 “좋아하는데 안 받아주니 여러 가지 폭력적인 대응을 남자 직원이 한 것 같다”고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상훈 서울시의원은 16일 오후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신당역 살인사건’을 언급하며 가해자에 대해 “31살의 청년이고 서울시민"이라며 "서울교통공사 들어가려면 나름 열심히 사회생활과 취업 준비를 했었을 서울 시민이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가해자든 피해자든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요”라며 “저희 아들도 다음 주 월요일 군에 입대를 하는데 아버지의 마음으로 미뤄봤을 때,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억장이 무너질 것 같다”고 했다.
이 시의원의 발언은 서울시와 산하 공공기관 직원들 ‘마음 건강’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나왔다. ‘심적으로 문제가 생긴 직원들에게 적절한 치료와 지원이 이뤄져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 바란다’는 취지로 한 발언이었지만, 피해자가 가해자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돼 논란이 예상된다. 이 의원 발언 직후 현장에서 일부 동료 의원들이 수군대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한다.
논란이 커지자 이 의원은 이날 저녁 사과문을 통해 "신당역 사건은 절대 발생해서는 안될 사건이었다"며 "제 경솔한 발언으로 피해자와 유가족께 깊은 상처를 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앞서 지난 14일 오후 9시쯤 신당역 여자화장실에서 전모(31)씨가 역무원 A(28·여)씨를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전씨는 범행 당일 일회용 위생모를 착용한 채 화장실 내부에서 1시간 넘게 기다리다 A씨가 나타나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범행을 저질렀다.
한편 전 씨는 이날 하늘색 상의, 검정 반바지와 슬리퍼 차림에 왼쪽 손에는 붕대를 감은 채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전 씨는 영장심사를 마치고 법정을 나오며 “피해자에게 할 말 없냐”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범행 동기가 무엇인가. 피해자에게 죄송하단 말 말고 할 말 없느냐”는 질문에도 “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만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