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술핵 또는 생화학 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거듭 경고했다.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 시간)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일부 전투에서 승리해 궁지에 몰린 푸틴 대통령이 전술핵이나 생화학 무기 사용을 고려한다면 어떻게 말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절대, 절대 그러지 말라”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없었던 형태로 전쟁의 국면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밝히지 않았으나, "지금보다 더 세계에서 고립될 것이며, 그들이 행하는 강도에 따라 대가가 정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의 전황은 러시아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동부 하르키우 전역을 포함해 총 8,000㎢의 러시아 점령 지역을 되찾았다고 밝힌 가운데 러시아 군의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민간 군사정보사이트 오릭스에 따르면 15일 현재까지 우크라이나에 빼앗긴 러시아 측 무기는 6100개로 우크라이나 측의 3.8배에 달한다. 파이내셜타임스(FT)와 인터뷰한 한 러시아군 전문가는 “올해 말까지 크렘린은 거의 모든 포탄과 장갑차, 탱크 등 지상군 대부분을 잃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이 전세를 뒤집기 위해 극단적인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월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를 발표하는 연설에서도 서방이 전쟁에 개입할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미국 역시 이를 의식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에는 여전히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당국자 등을 인용, 우크라이나가 크름 반도까지 도달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나 미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