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수에즈운하 통항료 내년부터 10∼15% 인상

유조선 통항료 15%, 일반 화물선 및 크루즈선 10% 인상

이집트 수에즈 운하의 모습. EPA연합뉴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최단 무역 항로인 이집트 수에즈 운하의 통항료가 내년에 10∼15% 인상된다.


17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내년부터 원유와 석유 제품을 실은 유조선의 통항료를 15%, 건화물을 실은 화물선과 크루즈선의 통항료는 10% 각각 인상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통항 요금 인상은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오사마 라비 SCA 청장은 전 세계적인 물가 상승으로 운하 운영, 유지 및 해사 서비스 비용이 인상됐다면서 "통항료 인상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SCA가 명확한 매커니즘에 의해 통행료를 조정했으며 수에즈 운하는 대체 경로에 비해 가장 효율적이고 비용이 적게 드는 경로"라고 강조했다. 이집트는 올 3월에도 수에즈운하 통행료를 최대 10% 인상한 바 있다.


이집트의 수에즈 운하 통행료 인상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 영향도 있지만 이집트의 경제 사정이 안 좋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이집트 경제가 휘청이면서 곡물과 연료 등 필수품을 수입하기 위한 외화가 가파르게 줄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수에즈 운하 통행료 인상을 통해 외화 수입을 늘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에즈 운하는 전세계 무역 물동량의 약 10%, 원유 물동량의 약 7%가 지나는 곳으로, 이집트는 운하 통행료를 통해 상당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수에즈 운하를 이용한 선박은 2만 649척으로 전년 1만 8830척보다 10%가량 늘었으며, 이를 통해 이집트가 번 수익은 63억 달러(약 8조 7000억 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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