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전 영국 여왕에 대한 참배 기간이 막바지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참배 대기 중 받았던 손목 밴드로 수익을 내려는 추모객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 이베이는 "자체 정책에 어긋나는 처사"라며 해당 상품들을 삭제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BBC, 가디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4일 여왕의 관을 일반에 공개하기 시작한 이후부터 이베이에는 참배 대기 중 받았던 손목 밴드를 판매하는 게시물이 여럿 게재됐다. 시작 가격은 5파운드부터 120파운드까지 다양하게 형성돼 있다. 일부 손목밴드는 최대 7만 파운드(약 1억 1000만원)의 입찰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이 금액은 입찰가로 최종 판매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 판매자는 손목밴드를 판매하며 "9월 16일 금요일에 11시간을 기다릴 때 받은 것"이라며 "(전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의 방문과 같은 날"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여왕 서거를 전하는 신문·잡지와 함께 밴드를 판매하거나, 밴드의 진위를 증명하기 위해 손목 밴드를 착용한 자신의 사진을 게재한 판매자들도 있었다.
이 밴드는 여왕의 관을 보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들이 언제부터 줄을 섰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용도다. 분홍색, 빨간색, 주황색 등 매일 다른 색깔로 발행되며, 손목마다 일련번호가 기입되어 있어 화장실 등을 위해 잠시 줄을 벗어나더라도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 다만 참배가 끝난 이후에는 이 밴드를 제시하더라도 재입장할 수 없다. 밴드에는 영국 왕실의 문장과 '참배 기간 대기 줄'을 의미하는 약자 LISQ(Lying in state queue)가 찍혀 있다.
이베이 측은 우후죽순 올라오는 밴드 판매글을 삭제하고 나섰다. 이베이 관계자는 "이 상품들은 (콘서트·축제·극장·스포츠 티켓을 판매할 수 없는) 우리의 정책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참배 기간에 받은 손목 밴드로 영리를 취하려는 행동이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여왕의 관을 일반에 공개하는 참배 기간은 19일 새벽 6시 30분 종료된다. 이후 여왕의 관은 오전 10시 44분에 웨스트민스터 홀에서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옮겨지고 오전 11시에 국장이 거행된다. 장례식에는 전세계 정상 70여명을 비롯해 500여명의 최고위 인사들이 참여해 여왕의 마지막 길을 배웅할 예정이다. 런던 거리에도 200만 명의 군중이 운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