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바이오(048410)가 미국 버지니아주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생산시설 확보에 나선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바이오 산업 생산 자국화 드라이브와 무관치 않은 행보로 해석된다.
현대바이오는 미국에서 자사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 ‘CP-COV03’의 긴급사용승인 신청과 후속 임상 업무를 진행할 현지 법인인 '현대바이오 USA'를 16일(현지시각) 버지니아주에 설립했다고 19일 밝혔다. 법인 대표에는 김경일 현대바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임명했다.
현대바이오 측은 “최근 세계 최상위권 임상수탁기관(CRO)인 미국의 '아이큐비아'와 자문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미국 법인까지 신속히 설립함으로써 CP-COV03의 미 진출이 한층 앞당겨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바이오 USA는 미국에서 CP-COV03가 패스트트랙을 통해 코로나19, 원숭이두창, 롱코비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등 치료제로 신속히 허가받을 수 있도록 미 식품의약국(FDA) 등 유관기관들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거점 역할을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현대바이오는 미국에서 CP-COV03를 직접 제조할 수 있는 생산시설도 미리 갖추기로 결정하고 미 현지법인을 통해 현지 생산거점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대바이오 관계자는 “CP-COV03의 범용적 효능이 입증될수록 글로벌 수요가 커질 것”이라면서 "원활한 공급을 위해서는 미국 내 생산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공정이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기존 항바이러스제와 달리 현존 약물을 개량한 CP-COV03는 언제 어디서든 대량생산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현대바이오 USA가 설립된 버지니아주는 인접한 워싱턴DC, 메릴랜드주와 함께 미국의 바이오제약 클러스터를 이루는 '바이오헬스 캐피털 지역(BioHealth Capital Region)'에 속한다. FDA를 비롯해 보건복지부(HHS), 국립보건원(NIH) 등 미 보건정책 기관과 존스홉킨스대 등 유수의 연구기관들과도 가까운 점을 고려해 버지니아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한편 미국 정부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자국 내 바이오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정부는 바이오산업 육성 차원에서 자국내 바이오 제조 및 생산 기반 확충을 위해 5년 간 1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총 20억 달러를 생명공학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