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수입물가 높이고 채무부담 확대…슈퍼 달러에 세계 경제 시름”

“달러 강세 이제 시작”
“세계 각국, 경기꺽이는데 강달러까지 이중고”



달러 초강세로 세계 경제가 시름을 앓고 있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홍콩은 업무용 부동산 공실률이 상승하는 등 곳곳에서 경기침체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유례없는 달러 강세가 세계 경제를 시름에 빠뜨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18일(현시시간) 보도했다.


강달러가 다른 나라의 수입물가를 높여 인플레이션을 가속화하고 달러 채무 상환 부담을 높이는 등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은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을 유발시켜 고금리발 경기침체도 우려되고 있다.


실제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올해에만 14% 이상 급등했다. WSJ는 지수가 처음 산출된 지난 1985년 이후 최대폭의 연간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국 위안화 환율은 지난주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하고, 일본 엔화 가치는 올해 들어 20%가량 하락해 24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문제는 달러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Fed가 이달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 유력시되고 내년까지는 금리인상을 이어가 기준금리를 최소 4% 이상으로 높일 것이 유력시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금리가 높은 미국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달러 강세는 더 심화된다.


WSJ는 상대적으로 미국 외 다른 주요국의 경기 전망이 암울하다는 점도 달러 가치를 추가로 밀어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의 경우 러시아와의 ‘경제 전쟁’으로 에너지 위기에 직면했고, 중국은 수십 년에 걸친 부동산 호황이 꺼지고 있으며 일본은 지난달 역대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교수는 WSJ에 “달러 강세는 아직 초기 단계”라며 “당분간 고금리 시대가 지속되고 취약성이 쌓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세계은행도 세계 경제가 내년부터 경기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국제금융협회는 내년 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이머징마켓 정부들의 달러 표시 부채는 830억 달러(약 115조37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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