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간호사 뇌출혈 사망 사건 이후 필수의료 확충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필수 진료과의 인력부족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진료과별 전공의 지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핵의학과·소아청소년과·병리과·흉부외과·방사선종양학과·가정의학과·비뇨의학과·산부인과·외과·진단검사의학과 등 10개 진료과의 지원자가 정원에 미치지 못했다. 2017년과 비교하면 전공의 지원이 미달된 진료과가 8개에서 10개로 오히려 늘었다. 특히 필수의료 분야로 꼽히는 흉부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기피현상은 좀처럼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흉부외과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전공의 지원율이 50∼60%대에 그쳤다. 산부인과는 2018년부터 미달로 돌아섰다. 소아청소년과는 2020년 지원율이 78.5%로 미달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37.3%까지 고꾸라졌다. 전공의 지원율은 필요한 전문의 인력 대비 전공의가 지원한 비율이다.
반면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피부과 등 인기 진료과 쏠림현상은 심화하고 있다. 지난해 전공의 지원율 1위 진료과였던 재활의학과의 지원율은 202.0%에 달했다. 2위는 정형외과(186.9%), 3위 피부과(184.1%), 4위 성형외과(180.6%), 5위 영상의학과(157.2%) 순이었다.
이 의원은 "정부의 특수과 전공의 지원 정책이 실효성 없이 오히려 쏠림현상을 키웠다"며 "의료인들이 해당과에 가고 싶도록 인적·물적 투자를 하고 실제 수요에 맞게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필수과 전공의를 거쳐 전문의가 된 의사가 해당 과가 아닌 다른 과에서 근무하면서 실제 필수과 의료인력은 더욱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흉부외과 전문의 1322명 중 흉부외과 근무 인력은 837명에 그쳤다. 나머지 전문의들은 흉부외과가 아닌 다른 과목으로 개원하거나 봉직의(페이닥터)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도 사정은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