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현장] "일요일 막내딸 될 것"…'전국 노래자랑' 김신영, MC로 딛은 첫발(종합)

17일 오전 경기 하남시 미사경정공원 운영동에서 진행된 KBS1 예능프로그램 '전국 노래자랑' 기자간담회 및 현장공개에 방송인 김신영과 김상미 CP가 참석했다. / 사진=KBS 제공

'전국 노래자랑'이 MC 김신영 체제로 새 단장했다. 김신영은 하늘에서 보고 있을 故 송해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천천히 자신만의 나무를 키워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김신영의 굳은 포부와 함께 '전국 노래자랑'은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면서 전 국민을 상대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17일 오전 경기 하남시 미사경정공원 운영동에서 KBS1 예능프로그램 '전국 노래자랑' 기자간담회 및 현장공개가 진행됐다. 방송인 김신영과 김상미 CP가 참석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1980년 11월 9일 정규 편성된 '전국 노래자랑'은 초대 MC 이한필을 시작으로 이상용, 고광수 아나운서, 최선규 아나운서 등을 거쳐 1988년 5월부터 2022년 6월까지 34년간 단일 프로그램 사상 최장수 MC로 고 송해가 진행을 맡았다. 이후 고 송해의 뒤를 이어 이호섭 작곡가와 임수민 아나운서가 임시 MC로서 자리를 대신했으며 오는 16일 하남시 편을 시작으로 김신영이 MC로 첫 발을 내딛는다.


'전국 노래자랑'은 매주 일요일 1,900회 이상 방송되며 방송 출연 3만여 명, 예심 심사 85만 명, 총관객 수 천만 명 이상이 참여한 전 국민의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 42년째 대국민 참여형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이자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가수 박상철, 김혜연, 금잔디, 임영웅, 송가인, 정미애, 오마이걸 승희, 김소유, 송소희, 박서진, 김수찬 등이 '전국 노래자랑'을 거쳐갔다.


조현아 KBS 예능 센터장은 기자간담회에 앞서 인사말을 전했다. 조 센터장은 "지난 6월 8일 송해 선생님이 돌아가신 건 대한민국 예능의 큰 슬픔이다. 후속 MC를 선정하는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는 '전국 노래자랑' 제작진을 넘어 KBS 전체의 숙제였다"며 "많은 후보가 있었는데, 심사숙고 끝에 김신영을 발탁했다. 김신영은 오랫동안 라디오를 진행해 시청자와 소통이 뛰어나고, 가요에 대한 지식이 희박하며, 희극인으로 출연자와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발표 이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며, 이 모든 게 김신영이 그동안 열심히 자신의 분야에서 애쓴 덕이다. 앞으로 김신영과 함께 새로운 바람을 맞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전국 노래자랑' 김상미 CP / 사진=KBS 제공

김 CP는 김신영을 캐스팅한 이유로 성실성을 꼽았다. 그는 "송해 선생님 생전부터 후임 얘기를 하곤 했다. '전국 노래자랑'은 극악의 스케줄을 자랑하는데, 주로 지방 촬영이 많고 야외 공연이다 보니 날씨의 영향을 받아서 봄과 가을에 몰아 찍는 경우가 많다"며 "한 주에 두 번씩 지방 스케줄을 빼야 되는 경우도 있고, 오락가락하는 스케줄을 맞춰야 됐다. 그런데 김신영은 라디오를 10년째 진행하고 있지 않냐"고 말했다. 이어 "10년 진행한 건 성실을 의미한다. 김신영의 유머 코드 역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에 대한 걸로 전 국민을 상대하는 MC로 적격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신영은 처음 섭외 전화를 받았을 때를 떠올렸다. 그는 "그저 감사했다. 내가 올해로 20년 차가 됐는데, 이렇게 전 국민의 관심이 주목되는 프로그램의 MC 후보가 된 것 자체가 처음이었다"며 "후보군에 오른 것만으로 감사했는데, 발탁됐다는 소식을 듣고 '또 하나의 인생을 배우겠구나' 싶었다"고 회상했다.


MC로 발탁된 소감에 대해서는 "'전국 노래자랑'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대한민국이 다 아는 프로그램이었다. 나도 언제부턴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예전부터 할머니 어깨 뒤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며 "제의가 들어온 것만으로 영광이었다. 아직 부족한 모습이 많지만 '일요일의 막내딸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가족들 반응은 어마어마했다고. 김신영은 "우리 집 최고의 이슈이자 자랑거리였다. 가족들이 '자만하지 말고, 배운다고 생각하라'고 조언하더라"며 "또 다른 내 가족인 전유성 교수님은 '때론 져주기도 하고, 누가 밀면 넘어질 수 있는 용기를 가져라'고 해주셨다"고 전했다.



'전국 노래자랑' 김신영 / 사진=KBS 제공

출연료에 대해서는 아직 협상 중이다. 김신영은 "주는 대로 받을 생각이다. 아직 소속사와 협의 중인 걸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추석에 유튜브에서 내 출연료에 대해 나오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신영은 지난 3일 고향인 대구에서 '전국 노래자랑' 첫 녹화를 마쳤다. 이에 대해 그는 "'전국'이라는 단어를 외칠 때 눈물이 나올 것 같더라. 그동안 방송에서 듣던 걸 내가 무대 앞에서 하는 거지 않냐"며 "그걸 관객들이 '노래자랑'이라는 말로 화답하니 머리가 더 하얘졌다. 데뷔 때보다 더 떨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끝나고 지인들이 내가 MC를 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보내줬는데, 눈물이 나더라. 벅차오름과 떨림, 그리고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며 "내가 음악을 굉장히 좋아해서 그런 지 녹화 시간은 빨리 간다. 신나는 상태로,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았다"고 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김 CP는 "'전국 노래자랑'이 대낮에 펼쳐지고, 정식 공연장이 아니다 보니 조금 산만하고 집중되기 힘든 구조가 있다. 송해 선생님은 워낙 연륜이 있어서 무대에 서면 집중되는 게 있었다"며 "김신영이 처음 무대에 올라갔을 때 너무 작아 보이면 어쩌나 걱정한 건 사실이다. 그런데 정말 우렁찬 에너지와 목소리와 청중을 휘어잡더라"고 칭찬했다.


김신영은 자신만의 '전국 노래자랑'을 만들기 위해 천천히 갈 생각이다. 그는 "송해 선생님께 배우야 될 덕목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일단 참가자들에게 뭐든지 다 하하고 얘기한다"며 "무엇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전국 노래자랑'은 42년 된 나무다. 그 나무를 베거나 꺾어서 무언갈 만들 생각을 하면 안 되는 것"이라며 "난 그 나무 옆에서 자라는 작은 나무다. 언젠가 작은 나무가 자라 큰 두 그루의 나무가 되지 않을까"라고 희망했다.


김 CP는 "송해 선생님이 워낙 전통을 잘 만들어 주셔서, 우선 그분께 폐가 되지 않게 하는 게 우선이었다. 당장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긴 어렵겠지만, 조금만 길게 봐 주면 김신영의 '전국 노래장'이 여러분께 나타나지 않을까 싶다"고 짚었다.


김신영은 방송을 보게 될 시청자들을 향해 "거북이처럼 천천히 전국 팔도를 돌아다니며 많은 분들이 이야기를 듣겠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참가자들의 캐릭터를 복사해서 배우겠다"며 "시청자 여러분은 일요일의 막내딸을 키우는 것처럼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 또 예심에 많이 참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미소를 보였다.



'전국 노래자랑' 김신영 /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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