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가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으로 직격탄을 맞은 자국 최대 가스 판매 업체 '유니퍼'를 국유화한다.

유니퍼는 20일(현지 시간) “독일 연방정부와 모회사 포르툼이 올 7월에 추진하기로 했던 구제금융 패키지를 변경하기 위해 마지막 협의를 벌이고 있다”며 “신규 패키지는 80억 유로(약 11조 1000억 원)의 증자를 포함한다”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포르툼이 보유한 유니퍼 지분도 인수한다.

독일 정부에서 포르툼이 가진 유니퍼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 지분 78%로 최대주주가 되며 증자를 통해 80억 유로를 투입하면 지분은 90%로 늘어난다.

독일 정부는 당초 유니퍼에 대한 구제금융에 나서면서 지분의 30%가량을 인수할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독일 정부가 유니퍼 국유화에 투입하는 돈은 7월에 예고했던 150억 유로의 2배에 가까운 290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정부는 2위 가스 기업인 가스프롬의 독일 내 자회사를 직접 관리하며 3위 라이프치터VNG의 국유화도 추진하고 있다.

유럽 최대 러시아산 가스 수입 업체 유니퍼는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저가의 가스를 수백 곳의 독일 공사 및 기업들에 판매해왔다. 하지만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끊기자 현물 가스 시장에서 비싸게 산 가스를 고객사에 판매하게 되면서 큰 손실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