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분양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줄줄이 본청약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시장에 부는 찬바람이 분양 시장으로 이어지면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아파트마저 수요자들이 외면하는 모습이다.
2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인천검단 AA21블록’에 대한 본청약을 진행한 결과 전체 사전청약 당첨자 배정 물량 811가구 중 491가구만 본청약에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전청약 당첨자 10명 중 4명(320가구·39.5%)은 본청약을 포기한 것이다.
유형별로는 74㎡ 배정 물량(295가구) 중 193가구만 접수됐으며 84㎡(516가구) 중 218가구만 접수됐다. 이에 따라 본청약 포기 물량 320가구는 이날부터 진행되는 일반공급 물량에 포함됐다. 사전청약 당첨자가 본청약을 포기할 경우 1년간 다른 사전청약 당첨자로 선정될 수 없다.
인천검단 AA21블록은 지난해 11월 서울과 인천·경기도에 거주하는 무주택 세대 구성원 등을 대상으로 사전청약을 진행했다. 사전청약 당시에는 평균 경쟁률이 9.9 대 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전용면적 74㎡는 3억 5000만~3억 8000만 원, 84㎡는 4억~4억 3000만 원으로 인근 시세 대비 분양가도 저렴하게 책정된 점 등이 눈길을 끌었다.
그럼에도 정작 본청약 포기가 속출한 것은 올 들어 계속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하락세가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올여름 진행된 ‘양주회천A24블록’에서도 사전청약 배정물량 612가구 중 467가구만 본청약에 접수했으며, ‘파주운정3 A23블록’도 835가구 중 50가구가 본청약을 포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기 힘든 만큼 분양 시장의 침체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사전청약은 실제 공급 시점보다 훨씬 앞서 진행되는 만큼 부동산 침체기에는 더욱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사전청약과 본청약은 몇 개월간의 시차를 두고 이뤄지는데 그 사이에 부동산 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다 보니 사전청약 당첨자들의 고민이 깊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대대적으로 부동산 정책을 손보지 않는 이상 분양 시장은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