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택용 땅값, 버블 붕괴 후 31년만 상승…"'내 집 마련' 욕구 ↑"

7월 주택용지 시가, 전년비 0.1% 올라
대도시 근교·지방 주요도시 상승세 뚜렷

7월 21일 일본 도쿄 시내에서 행인들이 횡당보도를 건너고 있다. 일본의 코로나 19 신규 확진자는 당시 18만명을 넘어서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EPA연합뉴스

일본의 주택용 토지 가격이 1991년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올랐다. 주택용 토지 가격은 '버블 경제'가 붕괴되며 30여년간 내리막을 걸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택 수요가 높아지며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국토교통성은 전날 전국 토지 기준시가가 7월 1일 기준으로 전년 대비 0.3% 올랐다고 발표했다. 주택용지와 상업용지 시가는 각각 전년대비 0.1%, 0.5% 상승했다. 일본의 토지 기준시가가 오른 것은 3년 만으로, 특히 주택용지 시가는 1991년 이후 31년 만의 첫 상승이다.


좋은 입지의 대도시 근교와 재개발이 진행 중인 지방 도시의 지가가 오른 것이 주택용지 지가 상승을 견인했다. 대형 재개발이 다수 진행되고 있는 홋카이도는 전국 주택용지 시가 상승률 상위 100곳 중 82곳이 이 지역 도시일 정도로 지가 상승세가 거세다. 홋카이도의 삿포로시와 기타히로시마시의 주택용지 지가는 각각 11.8%와 24.8%나 올랐다.


수도권은 교통 호재가 있는 곳의 주택용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바라키현 쓰쿠바미라이시의 경우 수도권 신도시를 연결하는 쓰쿠바 익스프레스 철도의 인접지 시가가 10% 이상 올랐으며, 카나가와현 치가사키시는 JR츠지도역 인근 시가가 5.9% 올랐다. 이밖에 도쿄 도심으로 진입하기 쉬운 사이타마현의 가와구치시의 시가가 2.4% 올랐으며, 역시 대도시 근교인 가나가와현의 가마쿠라시와 지가사키시도 각각 1.3%, 2.5% 상승했다.


신문은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유동성이 주택시장에 공급돼 2019년까지 주택용지의 시가 하락 폭은 줄고 있었다"며 "거기에 더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되는 등 생활방식이 변화하며 도시 근교의 '내 집 마련' 수요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도호쿠, 시코쿠, 호쿠리쿠 등의 지방은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는 주택용지 가격이 양극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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