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 자체 개발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확산하는 가운데 소주업계에서도 캐릭터 대전(大戰)이 시작됐다. 하이트진로가 ‘두꺼비’ 캐릭터를 통해 ‘진로 이즈백’ 프로모션을 강화하자 롯데칠성(005300)음료도 ‘구미호’ 캐릭터를 내세워 소주 신제품 ‘처음처럼 새로’ 마케팅을 시작했다. 캐릭터를 통해 제품 홍보를 하는 동시에 고객 관심과 충성도 제고, 굿즈 판매 및 협업을 통한 추가 수익 창출까지 노린다.
롯데칠성음료는 처음처럼 새로의 브랜드 앰배서더 캐릭터인 ‘새로구미’를 21일 공개했다. 새로구미는 제품명 ‘새로’와 ‘구미호’의 합성어다. 새로구미라는 가상의 캐릭터를 활용해 이달 중순 출시한 처음처럼 새로 알리기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처음처럼 새로는 롯데칠성음료가 ‘처음처럼’ 이후 16년만에 선보인 신제품으로 과당을 사용하지 않은 무설탕 소주다.
단순히 캐릭터만 만든 것이 아니라 요즘 주목받는 ‘세계관 마케팅’도 진행한다. 새로구미에 서사를 부여해 독자적인 가상 세계를 구축하고, 이를 통해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을 강화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팬덤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롯데칠성음료가 공식 유튜브 계정에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사람의 간을 탐했던 구미호는 처음처럼 새로와 함께 간담췌전문의 새로구미로 다시 태어난다.
롯데칠성음료가 소주 캐릭터를 새롭게 만든 것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매출 상승 효과도 누릴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9년 진로 이즈백 출시와 함께 두꺼비 캐릭터 마케팅에 나섰는데 2030 세대에 제품을 각인시키는데 톡톡히 효과를 봤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프라인에서 두꺼비 캐릭터 굿즈 제품을 전시·판매해 브랜드의 문턱을 낮췄으며 팝업스토어 ‘두껍상회’도 열어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에 적극 나섰다. 이에 진로 이즈백은 출시 7개월 만에 판매 1억병을 달성했고, 올해 4월 출시 3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억병을 돌파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처음처럼 새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구미와 연관된 영상 콘텐츠, 굿즈 등을 선보일 것” 이라고 밝혔다.
유통업계에서는 자체 캐릭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hy는 전날 자사 대표제품 야쿠르트를 활용한 캐릭터 ‘야쿠’를 선보였다. 오뚜기는 지난달 심볼 마크인 웃는 얼굴의 어린이들을 모티브로 개발한 공식 캐릭터 ‘옐로우즈(Yellows)’를 론칭했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개발한 15m 크기의 초대형 ‘벨리곰’을 미국 뉴욕에서 전시하면서 활동반경을 더욱 넓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