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 지친 날을 보내다가 찾아온 선선함. 가을이 찾아온 것 같아 반갑지만 코가 간질간질하다. 환절기 때마다 찾아오는 불청객 ‘알레르기 비염’이 함께 찾아온 탓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방치할 경우 두통·후각 감퇴 등 증상이 심해지고 결막염·중이염·인후두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제 때 관리하지 않으면 증상이 환절기 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증상이 이어질 수 있어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
◇재채기·맑은콧물 등이 주 증상=코 점막이 특정 물질에 대해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것이 알레르기 비염이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항원)이 코 점막에 노출되면 자극 부위로 비반세포·호산구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항체를 매개로 하는 염증세포가 몰려들고, 이들이 분비하는 다양한 매개물질에 의해 염증반응이 발생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연속적으로 일어나는 발작적인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의 네 가지 증상이 주요 특징이다. 이외에도 눈 주위 가려움, 눈 충혈, 두통, 후각 감퇴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합병증으로 결막염, 중이염, 부비동염, 인후두염 등으로 발전되기도 한다.
◇환절기마다 찾아오는 이유는=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 천식과 함께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합쳐져서 생기는 질환이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알레르기 체질과 주위의 천식 유발 요소들이 상호 작용을 일으켜 나타난다. 알레르기란 정상에서 벗어난 과민반응을 의미하며 정상인에게는 증상이 유발되지 않지만 알레르기 환자에게는 여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비염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요인은 기후변화, 감기, 공기오염, 스트레스 등이다. 환자에 따라서 특정 계절에만 발생하기도 하고 일 년 내내 증상이 있는 경우도 있는데,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은 식물의 꽃가루나 온도 변화에 민감한 경우가 많다. 계절과 관련 없이 발생하는 비염의 경우 집먼지 진드기에 알레르기를 가진 경우가 많다.
◇간단한 피부검사로 알레르기 반응 물질 파악 가능=알레르기 비염을 파악하고 피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자신이 어떤 항원에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지 알아야 한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꽃가루·집먼지진드기·동물의 털·곰팡이 등이 있다. 간단한 피부반응시험 또는 혈액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검사 후 의사가 환자의 병력 등을 종합해 알레르기 반응 여부를 진단한다. 의사에게는 병력을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연령·직업·증상의 종류와 정도·발생 연령·유발 요인·주거 환경 등 치료 경력과 경과를 자세히 알려야 한다.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약 40%는 삼촌 이내의 가까운 가족 중 알레르기 질환이 있다. 알레르기 질환의 가족력과 소아기부터 증상이 나타날 때, 계절적인 변화를 보일 때, 시간을 두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
◇꾸준한 치료가 중요=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회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실내에 오래 있을 경우 환기와 청소를 통해 비염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도 좋다.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비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특히 겨울철 외출 시 마스크와 스카프를 착용하고 여름이나 겨울철엔 실내·외 온도가 많이 차이나지 않도록 집 안 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은 바이러스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올 경우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평소 면역력을 관리하며 자신의 건강 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도 알레르기 비염의 예방 방법 중 하나다. 면역력에 좋은 음식을 잘 섭취하고 잘 휴식하면서 스트레스 관리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면역력이 떨어지면 알레르기 비염 증상도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비염을 치료할 때는 완치될 때까지 꾸준히 약을 복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천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한두 번 병원에 내원하고 증상이 조금 나아졌다고 해서 치료를 멈추면 잘 완치되지 않는다"며 “먹는 약이나 스프레이 등을 활용해 완치가 될 때까지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