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대해 야당의 공세가 심해지자 “국익을 위한 대통령의 외교 활동에 대해서는 서로 응원하고 격려하는 풍토를 만들자”고 요청했다. 야권에서 조문 취소 논란과 막말 논란 등으로 윤 대통령 해외 순방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것에 대한 대응이다. 주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이XX’ 발언에 대해 “야당을 향한 것이라고 해도 유감”이라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을 만나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전후 상황이나 경위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며 “대통령이 귀국하면 자세한 사정이 알려질 것 같은데 그 전에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XX 발언이) 만약 우리 야당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해도 많이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발언은 윤 대통령이 미국에서 진행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 회의장에서 포착됐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짧은 대화를 마친 윤 대통령이 회의장을 나서는 과정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등에게 “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냐”고 말하는 장면이 현장 카메라에 포착됐다.
논란이 격화되자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대한 과도한 비판 자제를 주문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주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외교활동은 행정부의 수장으로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가원수 지위에서 대한민국 전체를 대표하는 활동”이라며 “각 정당이나 개인의 시각에서 흡족하지 않은 부분이 있더라도 응원하고 격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외교 활동은 정쟁의 대상으로 삼지 않기를 더불어민주당에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외교통일위원회 간사를 맡은 김석기 의원은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은 결국 우리 스스로 얼굴에 먹칠하는 꼴”이라며 “한미 정상이 만난 시간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윤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다시 확인했을 뿐 아니라 2년 9개월만에 한일 정상회담도 치렀다”며 “양국 정상이 마주앉아 문재인 정부에서 최악으로 치달았던 한일관계 복원의 물꼬를 튼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부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