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동생의 모습이 산산이 조각난다. 부모도, 친구도 심지어 오빠 자신도 동생에 대해 쉽게 어떻다 말하지만 실은 하나도 맞지 않다. 추적 끝에 동생의 진실이 드러나고, 인간관계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영화 ‘주연’(송원준 감독)은 사라진 동생 주연을 찾는 오빠 주혁 시점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심리 추적극이다. 영화 ‘주연’ 언론 배급 시사회가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렸다. 송원준 감독을 비롯해 배우 민도희, 김대건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송원준 감독은 “시나리오를 받고 나서, 자신이 느끼고 겪는 모든 이야기를 가족들에게 쉽게 이야기할 수 있을지에서 생각을 시작했다”라며 “내 옆에 있는 사람의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것이 이 영화의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영화 속 친남매 주연(민도희)과 주혁(김대건)은 서로 생일 선물을 챙겨줄 만큼 우애를 자랑한다. 작은 식당을 운영하시는 부모님과 단란하지만 화목한 가정 속에 살아간다. 게다가 주연은 명문 음대생이다. 가족은 그런 주연을 집안의 자랑이라 여긴다. 하지만 주연이 갑자기 사라지면서 모든 것이 뒤틀리기 시작한다.
동생 주연 역할을 맡은 민도희는 이번이 영화 첫 주연작이다. 드라마 ‘응답하라 1994’로 대중에 익숙한 민도희는 밝고 씩씩해 보이지만 비밀을 가진 음대생 주연 역을 맡았다. 그는 “영화 주연 경험이 없었고 독립영화는 처음이라 떨렸다”라며 “좋은 분들과 함께 했기에 행운”이라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동생을 찾아 나서는 오빠 주혁 역에는 배우 김대건이 분했다. 그에게는 큰 도전이자 숙제 같은 영화였다고. 김대건은 “주혁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부담감이 많았다, 쉽지 않은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현장 분위기가 좋아 즐겁게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배우들은 영화 참여 이유로 시나리오와 캐릭터, 감독의 전작을 꼽았다. 민도희는 “시나리오를 읽을 때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다 읽고 나서 여운이 길었다”라며 “개인적으로 일기를 쓰는데 시나리오에 대해 느낀 점들이 술술 적혔었다”라고 회상했다. 김대건은 “주혁은 작품 속 모든 인물을 만나는 유일한 캐릭터다, 배우로서는 어렵지만 욕심이 났던 작품”이라며 “결정 전 송 감독의 전작 ‘파장동’과 ‘전기기능사’를 봤는데 너무 좋아 선뜻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김대건과 민도희의 남매 호흡 역시 주목해야 할 부분. 민도희는 “실제로 친오빠가 있지만 김대건 배우랑 더 친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김대건에게 “많이 의지하고 도움받았다"면서 감사를 전했다. 김대건은 “외동이라 두 사람의 남매애를 어떻게 자연스럽게 풀지 고민이 많았다”라며 “주혁이 가진 감정이 너무 힘들어 민도희에게 장난을 많이 쳤다, 민도희가 없었으면 현장이 즐겁지 못했을 것”이라 화답했다.
영화 ‘주연’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로는 ‘상대방의 내면을 안다는 착각’을 꼽았다. 김대건은 “나 자신이 편하자고 상대를 표면만 보고 단정지을 때가 있다, 관심 갖고 이야기 더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도희는 “등장 밑이 어둡다는 생각이 든다, 말하지 않으면 모르는 거니까 다른 사람을 단정하는 것에 조심스러워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송 감독도 “영화를 보고 서로의 내면을 표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공간이 주는 메시지도 있다고. 송 감독은 주인공 주혁이 유리공장에서 근무하는 이유로 주혁의 깨어진 꿈을 들었다. 그는 “주혁은 주연을 찾아 꿈과 목표를 버려가며 달려간다”라면서 “깨지기 쉬운 유리와 같이 자신의 내면을 깨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9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