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3조 원을 운용 중인 국민연금공단이 치솟는 원·달러 환율의 안정을 위해 한국은행과 100억 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다. 국민연금은 또 6억 달러로 제한됐던 외화 단기자금 한도를 30억 달러로 상향했으며 외환시장을 통해 월간 10억 달러 이내에서 달러 등을 선조달할 수 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3일 제5차 기금운용위를 개최한 뒤 이 같은 방안을 확정하고 10월부터 통화 스와프를 외환 당국과 시행하기로 했다. 통화 스와프는 100억 달러 한도로 올해 말까지 실시되며 건당 6개월 혹은 12개월 만기로 거래가 이뤄진다. 외환 스와프는 통화 교환의 형식을 이용해 단기자금을 약정 기관 간 융통하는 계약이다.
기금운용위는 또 운용 지침을 개정해 국민연금의 외화 단기자금을 분기별 일평균 잔고액 기준 6억 달러에서 30억 달러로 높였다. 외화 단기자금은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보유하는 현금성 자산이다. 국민연금이 해외 부동산 등 대형 자산을 회수하는 경우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고 다시 해외에 투자할 때 달러를 사면서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는 상황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규모는 3300억 달러에 달한다.
국민연금은 또 외환시장에서 월 10억 달러 한도로 외화를 선조달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그간 외화 선조달이 막힌 국민연금은 해외투자 때 외환을 집중 매수해 조달 비용이 컸고 시장 변동성을 키우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매년 해외투자가 늘고 있는 국민연금이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거래 위험과 비용은 줄이고 외환시장 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