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수 서울연구원장 “서울의 금융·IT 경쟁력, 경기·인천 제조업 생태계와 결합돼야"

[서경이 만난 사람-박형수 서울연구원장]
■대담=김정곤 사회부장
서울 생활권 수도권으로 확장돼…통합 도시계획·성장 전략 필요
지자체장 협의체 상설화하고 합의안 실행 관리 기구도 설치해야
GTX 개통땐 시내교통 악화…UAM이 미래문제 현실적 대안될것

박형수 서울연구원장이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호재 기자


“대한민국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바로 전체 인구의 절반이 모여 사는 수도권의 문제와 직결됩니다. 서울시를 넘어 경기도·인천시 등 수도권 지자체장들이 함께 모여 해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박형수 서울연구원장은 25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을 넘어 수도권 전체를 봐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며 쇠퇴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을 서울을 넘어 수도권 전체로 확장해 되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원장은 박근혜 정부 때 통계청장·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등을 역임한 조세 재정 정책 전문가다. 2016~2018년에는 국무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으로 정부의 규제 개혁 정책에 참여했다.


서울시 인구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이 열린 직후인 1990년대 초반 1000만 명을 넘어선 뒤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들어서는 경기도의 인구가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서울 인구를 추월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8월 말 거주자 주민등록인구는 경기도가 전국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가장 많은 1350만 9308명, 서울시가 938만 5251명, 인천시는 294만 3423명이다. 이를 합한 수도권 인구는 2583만 7982명으로 전국 5124만 9856명의 50.4%를 차지한다.


박 원장은 “주택 노후화 및 주거 비용 상승, 대중교통 발달, 신도시 개발 등의 원인으로 서울의 많은 인구가 더 나은 주거 여건을 찾아 인접한 경기도·인천시로 주거지를 옮긴 결과”라며 “그럼에도 여전히 일자리·교육과 같은 일상의 주요 활동은 서울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생활 권역은 서울 시민들만이 아닌 수도권 거주자 전체로 확장된 게 현실이다.


박 원장은 서울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산업화 시대인 1970~1980년대에 집중 건설된 주택, 도로, 상·하수도를 포함한 각종 기반시설의 노후화,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도입된 수도권공장총량제와 같은 수도권 규제 정책을 꼽았다.


그는 노후화된 기반시설의 교체 및 신규 설치가 필요한 시기에 접어들었지만 특히 주택의 경우 전임 서울시장의 임기 10년 동안 주요 공급 수단인 재개발·재건축 억제 정책에 따라 줄어든 공급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국가 간 경쟁 대신 주요 도시 간 경쟁 체제로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경쟁 시대에 서울의 산업 경쟁력 개선은 수도권 규제에 가로막혀 있다고 봤다.


박 원장은 “서울의 경제구조는 수도권 규제에 따라 제조업 기반은 이미 빠져나갔고 금융, 정보통신(IT) 산업과 서비스업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면서 “앞으로 수도권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경제구조 역시 이처럼 서비스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인 만큼 수도권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구체적인 대안으로 서울의 주력 산업인 금융·IT 생태계를 수도권 전체로 확장·발전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서울은 금융·IT 산업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창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고 경기도·인천시에는 여전히 많은 공장들과 네이버·카카오 같은 주요 IT 기업들이 있다”며 “서울의 서비스업과 경기도·인천시의 제조업 기반이 생태계로 연결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수도권 규제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좋은 산업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게 박 원장의 의견이다. 박 원장은 정부가 공약으로 제시해 추진 중인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과 관련해 “정책금융 기관인 산업은행이 물류·해양 중심지인 부산으로 이전된다면 그에 따른 공백을 채우기 위한 디지털금융 육성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에는 디지털금융 산업 기반이 잘 갖춰져 있고 수도권에서 경쟁력을 키운 산업은 얼마든지 부산을 비롯한 다른 지역으로 옮겨서 지역 균형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박 원장은 특히 우리나라의 수도권 규제 정책은 대도시권 중심의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유럽·일본과 같은 해외 선진국들의 추세에서 벗어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등 글로벌 대도시들도 20년 전 무렵 우리나라의 서울시처럼 인구가 감소하고 해당 국가 수도로서의 위상이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으나 오늘날에는 대도시권의 인구가 늘고 위상이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도권 전체의 성장을 체계적으로 이끌기 위한 전략 및 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원장은 “서울시·경기도·인천시가 갖고 있는 다양한 분야의 현안을 논의하는 수도권 협의체가 주기적·상시적으로 가동되고 논의를 통해 만들어진 합의안의 실행을 관리할 수 있는 기구도 설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분야로 도시계획을 제시했다. 그는 “생활권이 수도권 전체에 걸쳐 확장된 가운데 서울시·경기도·인천시의 주변 지역과의 연계를 고려하지 않은 개별적 도시계획으로 발생하고 있는 광역 도시 문제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각 지역의 도시계획을 통합한 수도권 광역 도시계획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도시계획뿐 아니라 산업·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도 수도권 전체를 아우르는 성장 전략 및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그동안의 특정 개별 주제 중심으로 이뤄졌던 수도권 각 지자체 산하 연구기관들 간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박 원장은 이 같은 수도권 전체의 성장 전략 및 정책이 마련돼야 국가 전체의 정책에 반영돼 추진 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정부의 전국 단위 정책은 지역 균형 발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수도권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별도의 계획이 있어야 중앙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구원의 연구 기획·조정 기능 및 다른 기관들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이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박 원장의 생각이다.


저출산에 따른 1~2인 가구의 증가, 고령화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려면 일자리·학업을 위해 서울로의 유입이 지속되고 있는 20~30대에 대한 지원, 직장에서 정년을 앞두고 있거나 맞이한 50~60대의 경제활동 역량 제고를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박 원장은 밝혔다.


서울연구원은 서울의 미래상 제시에 주력하고 있다. 이달 29일 웨스틴조선서울에서 ‘도시의 미래와 싱크탱크의 역할’을 주제로 열리는 30주년 기념 국제회의에서 2050년 서울의 사회경제적 변화상과 공간 구조를 각각 제시할 예정이다.


박 원장은 “경기도 파주시에서 화성시까지 수도권 남북을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의 개통을 시작으로 광역 대중교통을 본격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서울로 인구 유입이 늘어나면서 시내 교통 환경은 더욱 악화될 텐데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의 활용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UAM의 경우 아직 막연한 미래의 모습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서울연구원이 많은 이용 수요가 확보된 노선, 관련 산업 발전 방안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내놓겠다는 얘기다. 박 원장은 "여의도, 잠실을 지나는 식으로 UAM 노선 계획을 구상할 수 있어야 나중에 도시계획을 수립할 때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e is…



△1967년 전남 화순 △광주 동신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캘리포니아대 경제학 박사 △1999년 한국은행 조사국 △2011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예산분석센터장 △2013~2015년 통계청장 △2015~2018년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2021년 K-정책플랫폼 원장△2022년 3월 서울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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