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총액, 거래금액 등이 크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55조 원을 넘던 시총은 32조 원대로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일평균거래금액도 11조 3000억 원에서 6조 원으로 급감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2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2년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35개 가상자산사업자(26개 거래업자, 9개 기타업자)가 금융 당국에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올 6월 말 기준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 시총은 약 1117조 원으로 6개월 만에 약 58% 하락한 가운데 국내 암호화폐 역시 약 58% 감소한 23조 원을 기록했다. 디지털 금이라 불리던 비트코인이 작년 하반기 초고가 대비 약 71% 급락한 영향이다.
올 1~6월 26개 거래업자를 통한 총거래대금은 951조 원으로 일평균 5조 3000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7~12월 2073조 원, 11조 3000억 원과 비교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특히 코인마켓 거래금액이 95%나 급감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금리인상, 물가상승 등에 따른 실물경제 위축이 계속돼 지난 21일 기준 일평균거래금액은 2조 7000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투자 대기자금 격인 원화예치금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5조 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올 상반기 26개 거래업자의 영업이익은 약 1조 원 감소했고 두나무·빗썸 2곳을 제외한 나머지 24곳은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국내에서 유통 중인 암호화폐는 총 1371개(사업자 간 중복 포함)에 달했다. 국내 유통 암호화폐 중 단 하나의 거래소에만 상장된 ‘단독 상장 암호화폐’는 전체의 61%인 391개로 나타났다. 이 중 김치코인으로 통하는 국내산 암호화폐는 241개로 추정된다. FIU는 “단독상장 가상자산의 36%(139개)는 시총1억 원 이하의 소규모로 급격한 가격변동, 유동성 부족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암호화폐 시장 위축에 허수 이용자는 줄고 진성 이용자만 남았다. 올 6월 말 기준 거래소를 이용하는 국내 이용자 수는 1310만 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14% 줄었다. 이에 반해 고객확인의무(KYC)를 완료한 거래가능 이용자는 690만 명으로 24% 늘었다. 다만 이용자의 66%(455만 명)가 암호화폐를 50만 원 미만 보유하는 등 보유자산 규모는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