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옷 쌓인 지하서 불…7명 사망·1명 중상

대전 대형 아웃렛 화재
소방당국 진화·구조 등 총력에도
연기·유독가스 심해 피해 커져
전기차 충전 중 발화 가능성 제기
정지선 회장 "무거운 책임 통감"

소방대원들이 26일 화재가 발생한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지하주차장 입구를 수색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대전의 한 대형 아웃렛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7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 당국은 인명 구조에 총력을 기울였으나 화재 구역에 연기가 자욱한 탓에 수색에 난항을 겪으면서 인명 피해가 커졌다.


26일 대전소방본부와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45분께 대전 유성구 용산동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로 연기를 흡입한 아웃렛 직원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 중 50대와 30대 남성 2명이 숨지고 40대 남성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소방 당국은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오후 2시 30분께 지하주차장에서 남성 사망자 2명을 추가로 찾았다. 이후 오후 4시 30분께 지하 1층 화물승강기 안에서 50대 남성과 70대 남성, 60대 여성 등 실종자 3명이 모두 숨진 채로 발견됐다. 사망자와 부상자는 모두 아웃렛 및 협력 업체 직원으로 파악됐다.


소방 당국은 인명 구조를 위해 총력을 기울였으나 종이박스와 의류 등이 타면서 생긴 연기와 유독가스로 인해 지하주차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평면 구조인 아웃렛 건물의 지하주차장 면적이 넓다는 점도 구조대원의 수색에 대한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대전소방본부의 한 관계자는 “오전에 근무하던 4명이 아직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는 아웃렛 관계자의 진술을 토대로 구조 활동을 벌였다”며 “지하주차장 내부가 연기로 가득해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1시 10분쯤 일단 초진에 성공한 소방 당국은 잔불을 정리한 뒤 실종자 수색에 돌입했다. 화재가 발생하자 중앙119구조본부와 세종·충북·충남·전북소방본부 등 9개 구조대가 구조 활동에 참여했다. 소방 대응 2단계를 발령해 소방관 300명과 소방차 32대, 구조차 6대와 구급차 11대를 투입해 화재 진화와 인명 구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일각에서 화재 원인을 두고 주차장에서 충전 중인 전기자동차로 인한 화재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소방 당국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유성소방서의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전기차 화재로 속단하기 이른 상황”이라며 “화재가 완전히 진압된 상태에서 정밀하게 조사를 해야 화재 원인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은 연면적 12만 9557㎡에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로 대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아웃렛 매장이다. 265개의 판매시설과 100실 규모의 호텔, 컨벤션, 영화관 등을 갖췄다. 다만 화재가 발생했을 때 영업을 시작하기 전이어서 일반 고객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화재가 발생한 아웃렛 현장을 찾아 고인과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정 회장은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들과 유가족들께 깊은 애도와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사고로 입원 중인 직원이 하루속히 건강을 회복하시기를 기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사고에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하며 사고의 수습과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 당국에 최대한 협조하고 어떠한 책임도 회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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