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정부의 무차별적 정보 수집에 관한 기밀을 폭로한 전직 미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에게 러시아 시민권을 부여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연방 헌법에 따라 1983년 미국 출생 에드워드 스노든을 러시아 연방 시민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스노든과 함께 시민권을 획득한 57명의 명단을 정부 홈페이지에 올렸다.
스노든은 2013년 6월 자신이 근무했던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실태를 폭로해 세계에 충격을 준 인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스노든의 폭로 당시 부통령이었다.
스노든은 폭로 이후 홍콩에 은신하다 러시아를 거쳐 남미로 가려 했지만 미 당국의 여권 말소 조치로 모스크바 국제공항 환승 구역에 한 달간 발이 묶였다가 같은 해 8월 러시아로부터 1년 임시 거주를 허가받았다.
스노든은 임시 거주권 기간이 끝난 2014년 8월 다시 러시아 이민 당국으로부터 3년간의 임시 거주 허가권을 취득한 뒤 2017년 초 추가로 3년의 임시 거주를 허가받아 모스크바에서 생활해 왔다.
2017년에는 곡예사 출신의 닌드세이 밀스와 결혼했고 2020년 10월 미국의 영주권에 해당하는 영구 거주권(비드 나 쥐텔스트보)을 받은 데 이어 러시아 국적을 신청했다.
스노든은 독일·폴란드 등 27개국에 망명을 요청했지만,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나라가 미국의 보복을 우려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에서는 스노든의 사면을 촉구하는 청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나 미 정부는 그가 귀국해 국가기밀 폭로죄 등에 대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자국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스노든은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