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비세와 담배소비세 등 일부 지방세를 국세로 전환하면 32조 원 규모의 세수(稅收)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훈(사진) 재정정책연구원장은 29일 한국재정학회가 주최한 ‘새 정부의 재정 구조 개편 과제’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한국에는 11개 지방세가 있는데 국제 기준에 따르면 이 중 상당수가 국세로 전환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방자치단체 및 교육 지자체가 세금을 걷는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중앙정부가 거둔 세금을 이전받아 마음대로 쓰면서 세금 사용의 비효율성 문제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 재정 구조를 시급히 개혁하지 않으면 한국 재정의 만성 적자 문제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지방세는 지방정부가 세율을 결정하는 자주(自主) 재원이 아니므로 외국의 지방세와 한국의 지방세를 수평 비교하는 것 자체가 허구라는 게 김 원장의 지적이다.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재분류해보면 지방세 중 국세로 전환돼야 할 세목이 지방소비세, 담배소비세, 지방소득세 법인분, 자동차세 주행분, 지방교육세 담배소비세분 등 6개 항목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국세 전환 세목의 지방세 합계는 2020년 기준 31조 9600억 원으로 전체 지방세 총액(102조 원)의 31.3%에 이른다.
김 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지역 균형 발전’ 명목으로 지방세 비중을 높이면서 지방 재정이 더 꼬이는 문제점을 낳았다”며 “지방 재정 개혁이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