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시 경쟁력 높이려면 도로·철도 입체화 서둘러야"

서울연구원 개원 30주년 기념 국제회의
공간 구조 개편 방향, 미래 변화상 제시
주요 과제로 인구·기술·기후 변화 꼽혀

서울연구원 개원 30주년 기념 국제회의에 참석한 도시 문제 전문가들이 29일 웨스틴조선서울호텔에서 ‘도시의 미래와 싱크탱크의 역할’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종호 서울연구원 이사장, 박현 서울시립대 국제도시과학대학원장, 리민 히 싱가포르 살기좋은도시센터 연구실장, 아이바 신 도쿄도립대 교수. 사진 제공=서울연구원

미래 서울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려면 주요 도심에 산재된 도로·철도를 입체적으로 조성해 단절된 지역을 연결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급격한 발전으로 도시 발전의 핵심 인프라인 도로와 철도가 유기적으로 개발되지 못한 탓에 서울의 도시 경쟁력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웨스틴조선서울에서 열린 서울연구원 개원 30주년 기념 국제회의에서 김인희 서울연구원 연구기획조정본부장은 ‘서울 2050 그랜드플랜’ 주제 발표를 통해 서울의 미래 공간 구조에 대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서울의 고속·간선도로, 철도는 20세기에는 서울의 발전을 이끄는 핵심 기반 시설이었지만 21세기 들어서는 강남과 강북의 분리, 공간 단절, 지역 낙후화, 경관 훼손과 같은 부작용이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이어 공간 구조 개편이 필요한 대표적인 사례로 한강을 꼽았다. 1970년대 시작된 강남 개발, 1990년대 이후 경기도 신도시 개발로 서울의 공간이 한강 이남으로 확장되면서 강남과 강북 간 불균형이 초래됐고 한강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공간 구조가 자리 잡았다는 진단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그는 “한강에 인접한 경의중앙선과 간선도로의 지하화, 철거가 어려운 교량 구조물의 입체화가 필요하다”며 “강남과 강북의 연결을 강화하고 마곡, 상암, 여의도, 용산, 잠실 등 한강 주변의 중심지들을 연결해 한강 중심의 공간 구성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강이 문화·여가 기능 위주로 활용되고 있지만 수변 공간에 상업·업무·주거·문화 기능이 집적된 홍콩·싱가포르·뉴욕·도쿄처럼 글로벌 경쟁력의 중심지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시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개방형 공간을 건물 옥상 정원 등 외부 공간, 상업 가로, 공개 공지 등으로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윤서연 서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사태와 여가를 중시하는 가치관 변화와 디지털 전환을 통한 원격 근무 확산을 계기로 개방 공간에 대한 수요 확대가 이어져 왔다”며 “21세기에는 개방 공간이 공동체 소통을 위한 토대이자 개인의 심리적·정신적 균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전문가들은 서울을 포함한 글로벌 대도시가 당면한 주요 과제로 인구 변화와 함께 새로운 기술의 등장과 기후 변화를 꼽았다. 토머스 라이트 미국 뉴욕지역계획협회장은 “인구·기술·기후 변화는 오늘날 모든 메가시티(글로벌 대도시)에 적용되고 있는 ‘게임 체인저’”라며 “이러한 변화로 열리게 된 위협과 기회에 대해 계속 배워나가야 하며 앞으로 그럴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 아이바 일본 도쿄도립대 교수는 “메가시티는 사람들이 편안하게 생활하고 일하는 공간의 집적, 사람과 물자가 빠른 속도로 교류하는 인프라의 두 가지 측면이 있다”며 “이러한 인프라 측면에서 메가시티는 국가와 연결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메가시티 간 협력을 어떻게 구현할 지가 주요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묵한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생산연령인구(15~64세) 감소가 급격하게 진행되면서 서울이 스마트 도시, 국제 도시, 포용 도시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마트 도시는 모바일을 기반으로 공간 이용이 복합화되고 국제 도시는 글로벌 문화와 지역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다. 포용 도시의 조건은 여성·고령자 등 취약계층도 쉽제 일할 수 있도록 각 지역 생활권에 산업 기반이 갖춰진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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