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 뭐하니?'에서 "조동아리 멤버들과 친해지고 싶다"고 했던 박미선의 말 한마디가 '여행의 맛'이라는 프로그램으로 탄생했다. 베테랑 방송인 6명이 모인 만큼 재미와 웃음은 보장됐다. 여기에 중년이 겪는 고민까지 자연스럽게 녹여 공감을 꾀하겠다는 목표다.

30일 오전 TV조선 새 예능프로그램 '여행의 맛'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김진 PD를 비롯해 방송인 김용만, 지석진, 김수용, 이경실, 박미선, 조혜련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여행의 맛'은 여성 호르몬이 더 풍부해진 아저씨 조동아리(김용만, 지석진, 김수용)와 남성 호르몬이 더 세진 센 언니들(이경실, 박미선, 조혜련)의 컬래버 여행 예능이다. 프로그램은 대한민국 개그계를 평정하며 30년 정상의 자리를 지켜왔지만 정작 방송에서 교류가 없었던 조동아리와 센 언니들의 만남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들이 한 방송에서 만나 어떤 시너지를 발휘해 큰 웃음을 선사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김 PD는 박미선의 말 한마디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모 프로그램에서 박미선이 조동아리 멤버를 만나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방송을 30년 이상 했는데 프로그램에서 만난 적이 없다는 건 신기한 포인트"라며 "웃음에 대한 기대치는 충분한 이들이 만나서 프로그램을 하면 정말 재밌겠다 싶었다. 그런데 이분들이 여행을 떠나면 어떨까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른 여행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은 극과 극 반응이라고. 김 PD는 "조동아리 멤버와 센 언니들의 성향 자체가 극과 극이다. 사전 미팅을 따로 했는데, 조동아리 멤버들은 카페를 정말 좋아하고, 센 언니들은 '여행을 가면 카페를 왜 가냐'는 분들"이라며 "하루는 조동아리 멤버들이 짠 투어를 하고, 하루는 센 언니들의 마라 맛 투어를 진행하면 차별점이 될 거다. 거기에 대한 궁금증과 두려움, 반응을 눈여겨보면 좋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들이 소개할 핫한 장소는 프로그램의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김수용은 "핫플레이스를 많이 다닌다. MZ 세대뿐 아니라 부모님 세대도 좋아하는 곳"이라며 "집에서 MZ 세대가 부모님과 함께 시청하면 좋지 않을까"라고 짚었다. 김용만은 "핫플레이스뿐 아니라 다양한 곳을 방문한다. 여러 곳을 가니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섭외에 대해서는 "제일 먼저 박미선에게 섭외 전화를 드렸는데, 흔쾌히 '정말 재밌겠다'고 하더라. 이후 여성 출연자들을 시작해 남성 출연자까지 순서대로 진행했고, 모두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조동아리 멤버들은 걱정이 앞섰다고. 김용만은 "지금도 정말 사이가 좋은데, 굳이 여행을 가서 안 좋은 걸 보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지석진은 "국내로 가고 싶었다. 만약에 해외에서 의견 대립이 있다가, 비행기를 타고 6시간을 함께 와야 되면 힘들 수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김수용은 "조동아리 멤버들은 워낙 잘 아는데, 센 언니들과 같이 하는 건 걱정됐다. 자연스러움이 나올 수 있을까 싶더라"며 "혹시 끌려다니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었고, 텐션이 너무 높은 것도 걱정됐다"고 덧붙였다.

센 언니들은 여행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다. 박미선은 "나는 집을 나와서 여행을 가고 싶었다. 주부들은 알 것"이라며 "팬데믹 때문에 해외에 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가고 싶었다. 또 남사친을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조혜련은 "출연료를 안 주더라도 출연하고 싶었다. 김용만, 지석진, 김수용과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다"며 "그런데 방송에서 만들어 준 거다. 두 언니와도 여행을 다녀본 적이 없어서 기뻤다"고 미소를 보였다. 이경실은 "조동아리 멤버들이 평소 얼마나 재밌는지 알기에 무조건 잘 될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고 확신했다.

이렇게 만난 멤버들은 프로그램에서 환상의 케미를 자랑한다. 조혜련은 "김용만과 잘 맞았다. 김용만은 탁 하나 던져주면 부풀려서 재밌게 만들어 준다"며 "김수용은 조용히 있어서 답답할 때가 있는데, 하나 터트리면 대박"이라고 말했다. 김용만은 "절제하는 조혜련을 발견했다. 절제하면서 웃길 수 있어서 새로운 걸 터득했나 싶었다"고 칭찬했다.

김수용은 "조혜련이 나랑 티키타카가 전혀 안 됐다. 그런데 오히려 안 맞는 게 재밌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지석진은 "난 누구와도 맞출 수 있는 사람인데, 대화의 결은 박미선과 잘 맞더라. 배려심도 강하고, 얘기를 해보면 부딪히는 게 없었다"며 "이경실은 세 보이는데, 되게 연약하다"고 했다.

김 PD는 "첫 만남 때가 떠오른다. 이들은 서로의 얘기를 거의 듣지 않았다"며 "6명 모두가 각자 얘기를 하는 바람에 편집이 굉장히 힘들었다는 후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재미는 기대해도 좋다. 첫 방송 편집 후 6~7번 봤는데, 전부 다 재밌었다"고 덧붙였다.

박미선은 "예능에서부터 다큐까지 아우른다. 웃음만 있는 게 아니라 중년은 남녀가 다니면서 삶을 돌아본다"며 "삶, 죽음,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녹아 있다. 같은 또래의 많은 분들이 본다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 같다"고 관전 포인트를 밝혔다.

'여행의 맛'은 이날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