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마이크론 '어닝 쇼크'…“내년 설비투자 30% 감축”

6~8월 매출 66억달러 그쳐
내년 실적 '5년내 최저' 전망
웨이퍼 팹 설비투자 절반으로

미국 버지니아주 마나사스에 위치한 마이크론 공장. AP연합뉴스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지난 6~8월(미국 회계연도 기준 4분기)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반도체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해 반도체 업황의 풍향계로도 불린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메모리반도체 수요가 줄어드는 ‘반도체 겨울’이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마이크론도 “더 힘든 시기가 올 것”이라며 투자 감축 계획을 밝혔다.


29알(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지난 4분기 매출 66억4300만 달러(약 9조4600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72억4773만 달러(약 10조3200억 원)보다 8% 이상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이 무려 23.13% 급감했다. 마이크론의 분기 매출이 감소한 건 지난 1분기(2021년 9~11월) 이후 3분기 만이다.


내년도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마이크론은 이날 실적발표에서 내년 1분기(2022년 9~11월) 매출이 42억5000만 달러(약 6조10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5년내 가장 낮은 수치다. 시장의 예측(56억2000만 달러)보다 훨씬 더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마이크론은 최근의 반도체 시장에 대해 “전대미문의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올 들어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각국의 금리 인상 기조, 우크라이나 전쟁 등 악재가 겹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승승장구하던 반도체 업황도 꺾이고 있다.


반도체 업황의 불확실성에 대응해 마이크론은 투자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먼저 내년도 자본지출(설비투자)이 전년 대비 30% 이상 줄어든 8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웨이퍼 팹 설비투자는 절반으로 줄인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내년도 설비투자를 30% 감축할 예정”이라며 “다만 내년 초부터 반도체 수요가 회복기에 접어들기 시작해 내년 하반기에는 수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론의 주가는 이날 1.94% 감소한 50.0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실적 발표 직후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4% 이상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주가가 반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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