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생산 13년 8개월만 최대 낙폭…생산 두 달 연속 하락

8월 생산 0.3% 감소…"수출 및 광공업 부진"
세계 경기 둔화 우려에 반도체 생산 14.2% '뚝'
추석 준비로 소비 늘었지만 "지속 여부 지켜봐야"


우리 경제의 주력 업종인 반도체 산업 경기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세계 경기 둔화 우려에 13년 8개월 만에 전월 대비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소비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생산은 두 달 연속 감소해 향후 경기 흐름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모습이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8월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 대비 0.3% 감소했다.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어운선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 백신 구입 지출이 많이 줄어들며 공공행정 생산이 전월 대비 9.3% 감소한 영향이 컸다”며 “이를 제외하고 보면 전체 생산은 증가 전환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출과 광공업 생산이 다소 부진하면서 지난달에 이어 경기 회복 내지 개선 흐름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반도체 경기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8월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14.2% 감소했다. 2008년 12월(17.5% 감소)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다. 반도체 재고 역시 전년 동월 대비 67.3% 증가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수출이 정체하고, 세계 경기 둔화 우려로 IT 수요가 둔화한 영향이다. 다만 통계청 관계자는 “정말 불황일 때는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이 감산을 한다”며 “아직까지는 감산 움직임이 없어 반도체 경기 상황은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소비는 전월 대비 4.3% 증가해 6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음식료품을 중심으로 소비가 개선됐는데, 추석을 앞두고 선물 구입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즉 이번 소비 지표 개선이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의미다. 어 심의관 역시 “소비의 경우 앞으로 회복세가 얼마나 강화되고,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투자의 경우 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 등 특수산업용기계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 투자가 모두 늘며 전월 대비 8.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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