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찾는 투자가?…화장품 개발 참여한 파빌리온캐피탈 [시그널]

한국 자문사와 브랜드·제품 도와 화제
코로나19로 어려운 화장품 업계에 '타산지석'


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인 테마섹의 자회사 파빌리온캐피탈이 국내 화장품 기업 더프트앤도프트 신제품 개발을 도우며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모펀드가 투자 기업의 경영에 개입하는 경우는 적지 않지만, 추가 비용을 투입해 제품 출시까지 참여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30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파빌리온캐피탈과 한국 투자 자문사인 비치다이스파트너스는 이달 초 더프트앤도프트의 서브 브랜드 ‘528Hz(헤르츠)’를 카카오 선물하기 등 온라인몰에 출시했다.


528Hz의 첫번째 제품인 필로우 미스트는 자기 전 베개와 침구에 뿌리는 향기테라피(치유)제품으로 수면에 도움이 되는 5가지 아로마 오일을 배합했다.


2012년 창업한 더프트앤도프트는 향기에 특화한 핸드크림·샴푸·바디로션 등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던 브랜드다. 파빌리온캐피탈과 비치다이스파트너스를 비롯해 LB인베스트먼트, 코튼클럽 등이 초기부터 투자해 왔다.


파빌리온캐피탈과 비치다이스파트너스는 코로나19로 화장품 업계 전반이 타격을 입자 더프트앤도프트에 새로운 브랜드 이미지와 신제품 개발을 직접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귀여운 분위기의 도트(점무늬)패턴 대신 차분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새로 도입했고, 사람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주파수인 528Hz를 새로운 서브 브랜드로 정했다.


조향사와 뷰티 전문가, 화장품 제조업체 등을 일일이 찾아다녔고, 150명의 검증단에는 파빌리온캐피탈의 젊은 직원들이 참여했다. 포장재는 환경을 위해 종이로만 구성하면서도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판매되는 점 등을 고려해 다양한 형태로 만들었다.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비용은 비치다이스파트너스에서 부담했다.


투자자들은 새로 만든 제품과 브랜드 컨셉을 갖고 박재홍 더프트앤도프트 대표와 임직원들에게 선보였고, 회사도 공감하면서 10년만에 새로운 서브 브랜드가 탄생했다. 박 대표 역시 투자자들의 정성과 노력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박재홍 대표는 “투자자도 소중한 고객들 중 하나인데 고객의 관점에서 새로운 제품이 만들어져 의미가 컸다” 면서 “브랜드의 지속적인 성장에 투자자들도 관심을 쏟아줘 고마웠다”고 말했다. 비치다이스의 관계자는 “투자가와 투자회사가 상생을 통해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는 취지였는데 새로운 시도가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쳐 뜻깊다”고 설명했다.


/임세원 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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