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1.2%'에도 중기청 대출 발길은 '뚝뚝'

19년 9.6만건→올해 8월까지 3.7만건 그쳐
집주인, 중기청 대출 기피…2억이하 매물줄어
"수도권-지방, 대출 요건 차등 고민해야"

지난달 2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중소기업 취업 청년의 주거 독립을 지원하기 위한 ‘중소기업취업청년 전월세보증금대출’의 이용 건수가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최근 세입자들의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대출 대상이 되는 보증금 기준 상향 등으로 정책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중기청 대출 이용 건수는 총 3만 7608건으로 집계됐다. 이 추세라면 올해 중기청 대출 건수는 5만 건대로 내려앉아, 지난 4년 중 최저치를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청 대출 건수는 2019년 9만 6504건을 찍은 뒤 지난해 6만 6461건까지 쪼그라들었다.


중기청 대출은 연 소득 3500만 원·만34세 이하 중소기업 취업자에게 최대 1억 원을 연 1.2% 저리로 대출해주는 제도다.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월세의 인기가 높아지는 형편이지만 해당 제도를 이용한 세입자는 ‘월 10만 원’ 이자만 부담하면 된다.


그럼에도 대출 요건을 만족하는 매물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을 시장이 학습하면서 정책 수요가 뜸해졌다는 분석이다. 집주인·공인중개사들은 융자 등 높은 대출 기준, 긴 심사 기간(2주 가량) 등 까다로운 절차에 중기청 대출을 꺼리고 있다. 세입자들은 “코로나19 이후 전세 값이 급격히 뛰면서 대출 대상이 되는 ‘보증금 2억 원 이하’ 매물을 구하기 어려워졌다”고 한탄한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수도권에서) 1억 원 이하의 매물은 현실적으로 찾기 쉽지 않다. 제도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과 지방의 대출 요건에 차등을 둘 필요가 있다”며 “기금 확대 등으로 대출 한도 확대도 고려해 볼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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